골목상권이 모처럼 웃었다. 지난달 21일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리자 돈이 돌기 시작했다. 지급된 후 일주일간 소상공인 카드 매출 증가율을 따져보니, 안경원(56.8%), 패션·의류업(28.4%), 면 요리 전문점(25.5%)에 고객이 몰렸다. 대중음식점·마트 식료품·미용 등 생활밀착 업종의 효능감은 높다. 뜻밖의 수혜 업종도 있다. 소비자의 효심이 발동했다. 부모님 드릴 건강기능식품이 불티났다. 애연가들도 소비쿠폰 찬스를 십분 활용했다. 편의점에서 ‘담배 사재기’ 풍경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흡연지원금’이라는 농담까지 나온다. 어쨌든 소비심리의 ‘회복 시그널’은 선명하다.

소비쿠폰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빚’내서 쏜 고강도 처방이다.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는 눈초리는 어쩔 수 없다. 정부는 국비 예산 12조2천억원 중 8조1천억원을 먼저 풀었다. 지자체는 10% 1조7천억원을 책임져야 한다. 곳간이 빈 지자체에겐 부담이다. ‘재원 확보’ 계산기 두드리기 바쁘다. 자칫 다른 복지사업이 축소될까 속앓이 중이다. 광역지자체와 시·군·구는 분담비율을 놓고 신경전까지 벌인다.

소비쿠폰은 지난 5일 기준 전 국민의 93.6%인 4천736만명에게 지급됐다. 하지만 대다수 군 장병에겐 그저 ‘지갑 안의 묶여있는 돈’이다. 사용처가 신청자 본인의 주소지 기준이기 때문이다. 해병대 등 일부 부대의 병사들은 나라사랑카드로 받은 경우에만 영내 매점(PX)에서 쓸 수 있다. 장병들은 부대 앞 외출을 나가도 무용지물이다. 11월 말까지 다 쓰려면 휴가를 가야 할 지경이다.

사각지대는 또 있다. 결제 방법에 따라 사용 여부가 엇갈린다. PG(결제대행사) 연동이냐, VAN(부가가치통신망) 방식이냐에 따라 다르다. PG 결제방식은 본사 매출로 인식돼 사용이 안된다. 매장이 매출액 기준을 충족하는지 지역이 어딘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외식업계도 소비자도 혼란스럽다.

정부는 소비쿠폰에 이어 또하나의 ‘현금성 대책’을 내놨다. 이달부터 ‘소비복권’을 시작한다. 지방에서 5만원 이상 카드를 쓰면, 최대 2천만원 상당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에 응모할 수 있다. 총 2천25명에게 10억원을 쏜다. ‘반짝 정책’이 내수회복의 마중물은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목을 축일 뿐이다. 이제 고장난 경제 엔진을 작동시킬 묘책도 필요하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