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철거 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파주시 접경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가림막 모습. 2025.8.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4일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철거 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파주시 접경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가림막 모습. 2025.8.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남북관계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북 확성기 철거와 민간 교류 활성화 조치는 남북 관계의 물꼬를 다시 트기 위한 분명한 신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직접 민간 접촉을 독려하고 관련 규제를 폐지한 것은 중앙정부가 남북 평화 기조에 실질적 의지를 갖고 있다는 증거다. 인천시도 새 정부의 대북기조 변화에 발맞추어 교류사업을 점검할 때이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책으로 인천시는 남북 관계 경색의 직접적인 피해를 겪어야 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접경 지역 주민들의 일상은 위협받았고, 숙박업 등 관광산업 전반에 타격을 받았으며, 서해도서 어민들은 조업 제한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겪었다. 유네스코 백령·대청 지질공원 등재 사업도 북한의 반대로 좌절됐는데, 사전에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협조를 구하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최근 인천시는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보다는 인천상륙작전 행사처럼 냉전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행사에다 수십억원씩 쏟아붓는 역주행을 계속해왔다.

돌이켜보면 인천시는 2019년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 자격을 획득했으며, 82억원이 넘는 남북협력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개성공단 근로자에 자전거를 전달하고, 말라리아 방역 물품 지원, 북한 영유아에게 우유와 빵을 지원했던 선례가 있듯, 인도적 교류는 얼마든지 재개 가능하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때에도 인천시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지금이야말로 정책적 상상력과 실천을 결합해 다시금 남북 교류의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할 때다.

한반도의 정책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대결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북미정상회담으로 해결에 나설 의사를 공공연히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북미대화에 협력하되 한반도 문제에 정작 한국이 패싱 당하는 역설적 상황을 막아야 한다. 지금은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관계와 남북한 정부의 기조 변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인천시도 지자체 차원에서 대화의 명분을 축적하고 역동적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서해의 해상 평화는 서해5도 주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다. 인천시나 인천연구원은 전쟁 재현 행사보다는 실현 가능한 대북 사업을 발굴하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