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2025.8.6 /AP=연합뉴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2025.8.6 /AP=연합뉴스

미국이 세계 각국과 타결한 상호관세가 7일 발효됐다. 별도의 관세 결정을 남겨둔 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 상호관세가 적용되고, 한국은 15% 관세를 내고 수출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하나의 관세 폭탄을 떨어뜨렸다. 미국이 수입하는 반도체에 100%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장 국내 반도체 산업과 경제계가 뒤숭숭하다. 100% 관세가 현실이 되면 수출전략 산업인 반도체 무역구조가 붕괴될 수 있어서다. 다만 실현 가능성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반도체 100% 관세가 미국 테크기업에도 치명적인 만큼,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려는 트럼프의 공포탄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무관세 조건을 달았다.

‘반도체 100% 관세 부과’ 보다 ‘미국 생산 반도체 무관세’ 발언이 더 겁난다. 삼성이든 TSMC이든 미국에 공장을 세워 반도체를 생산하라는 압박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으로 유혹하던 반도체 공장 투자유치를 트럼프는 관세로 강제하는 셈이다. 100%는 아니더라도 반도체 관세 자체를 피할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안보 역량 확대는 미국의 국가 전략이다. 텍사스 오스틴에 이어 테일러 공장 완공을 앞둔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이어 애플에서도 대규모 일감을 확보했다. 관세가 수출 장벽이 아니라 미국 시장 장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관세 파도를 타고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길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자동차 공장 신설(울산) 및 리모델링(광명)이 수십년 만의 사건(?)으로 뉴스가 되는 국내 여건을 감안할 때, 관세가 생산기지 해외 이전의 촉매가 될 수 있다. 미국 조선업 생태계 재건의 주역이 된 국내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수출 및 무역흑자 감소가 목전의 걱정이라면, 관세 압박으로 국내 생산을 유지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해외 이전 가능성은 상상조차 겁나는 후유증이다.

한국 경제의 핵심 산업에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를 강제하는 트럼프의 의도가 어느 수준인지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드러날 것이다. 15%로 알았던 자동차 관세가 17.5%로 확인되자 일본이 난리가 났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변덕을 부리면 경제가 또 흔들린다. 관세 공세를 상쇄할 산업 경쟁력 확장에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