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정부·경기도 비율 정하지 않아
협의 장기화땐 위자료 지급까지 하세월
선감학원 국가배상 판결에 대한 정부와 경기도의 상소 포기로 피해자와의 기나긴 법적 다툼이 마무리(8월7일자 1면 보도)됐지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피고 간의 배상 비율 분담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와 경기도 모두 추후 협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조율되지 않고 협의가 장기화될 경우 당장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위자료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법무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상소 포기로 당장 선감학원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선감학원 국가배상 소송은 총 42건 중 진행 중인 1심은 21건이며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18건, 3건이다.
정부와 경기도의 상고로 논란이 된 피해자 1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 판결만 해도 정해진 위자료가 33억100만원이다. 진행 중인 1심 재판들이 마무리될 때마다 정부와 경기도가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판결에서 재판부가 피고 정부와 경기도의 공동 배상 분담 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실질적인 배상금 지급까지 하세월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법무부는 아직 내부적으로 기준을 정하지 않았고, 경기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감학원과 함께 상소를 포기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부산시와의 국가배상 비율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배상금 지급은 신속하게 추진하면서 판결문 내용 등을 고려해 분담 비율은 경기도와 추후 협의하겠다”며 “아직 판결문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분담 비율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동안 피해자 지원을 떠맡은 경기도 역시 정부와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정적 여건도 고려돼야 하는 상황이다. 5:5 균등 분담으로 정해진다고 가정할 경우, 정부와 경기도는 각각 최소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상소 취하 결정 이전에 내년도 예산 편성을 고려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추경 편성 등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배상 비율 분담에 대해선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배상이 지연되면 지연 이자도 붙기 때문에 조속한 배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고건·이영지·김태강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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