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철회하라” 비판 커져

김동연 지사, 지침 변경 반대 의사

정치권 “명백한 정책 실패” 지적

학교급식 식재료 계약 횟수 제한 정책에 반대하는 학부모, 농민, 축산업, 시민사회단체가 7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쟁입찰제 도입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현장을 찾아 도교육청의 지침 변경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비판이 거세지자, 경기도교육청도 해당 정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39개 단체로 꾸려진 시민사회 공동대책위는 “이번 교육청 지침은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학부모·학생·농민·시민사회단체가 행정 당국과 협력하며 20여년간 만들어 온 공공급식 공적조달체계와 협치체계를 무너뜨리겠다는 시도”라며 “도교육청과 임태희 교육감은 예산절감이라는 경제적 논리로 아이들의 밥상을 기업의 이윤추구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경쟁입찰 지침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역의 소규모 농가를 살리기 위해 쌓아 온 도농 상생의 가치를 지키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이연묵 축산업계 전국한우협회 경기도지회장은 “도내 축산농가 1천300여곳이 학교에 납품하고 있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50마리 이하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라며 “납품 조건인 ‘G마크’를 받기 위해 농가들도 수질검사 등 꼼꼼한 검품을 받고 도축 과정에서도 별도 관리를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도 공동대책위와의 면담에서 “경기도에서 친환경 급식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친환경 농가의 지원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오는 10월부터 학교가 급식 식재료 구매계약을 할 때 동일 업체와의 수의계약 횟수를 연간 5회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친환경 농업계에서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 등 공공기관이 학교와 연 12회의 수의계약을 맺어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던 공급망이 무너지게 될 것이란 우려(8월4일 인터넷 보도)가 제기됐다.

“친환경 농산물 판로인데…” 급식 계약 방식 변경에 우려하는 친환경 농가들

“친환경 농산물 판로인데…” 급식 계약 방식 변경에 우려하는 친환경 농가들

식자재는 수의계약에 횟수 제한이 없었다. 돌봄간식·현장체험학습 버스 임차 등과 함께 ‘학생 안전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경우’인 예외 경우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학교 급식 관련 인건비 부담이 추가되면서 예산 절감이 필요해졌다는 입장이다. 공문 ‘학교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8110

이에 도교육청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냈다.

임태희 교육감은 “일부 학교에서 로컬푸드 등으로 식재료 선택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는 요구가 있어 지침을 변경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의계약 횟수를 제한하면서, 당장 구매처가 다양하지 않은 등 행정적 준비가 되지 않아 현실적이지 않다는 현장 의견이 나왔다”며 “결국 정책 기조이기도 한 ‘자율선택’을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져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보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의 보류 결정에도 정치권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안광률(민·시흥1)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장은 “도교육청이 도의회와 현장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지침을 추진한 것은 명백한 행정 실패”라며 “도교육청은 현장과 소통하고, 도의회와도 협력해 급식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을 지켜나가”라고 촉구했다.

/목은수·한규준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