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등 영향 텃새화·개체수 급격히 증가세
어족자원 고갈·수목 백화현상 생태계 교란 심화
포획보상금 인상에도 인력·장비 부족 퇴치 안돼
한여름, 가평군 가평읍 자라섬과 북한강 일대가 ‘겨울철새’인 민물가마우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물가마우지는 겨울에만 관찰되는 철새였지만 기후 온난화 등으로 텃새화되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 어족자원 고갈과 수목 백화현상 등을 일으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오전 주요 서식지로 알려진 자라섬 동도에는 나뭇가지마다 민물가마우지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부 나무는 이미 잎이 떨어지는 등 백화 현상이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지역 주민은 가마우지의 개체 수가 많을 때는 최대 1천여마리에 달할 정도라고 전했다.
자라섬 동도는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무인도로, 민물가마우지 서식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장소로 평가된다. 몇 년 사이 여름철에도 자주 목격되더니 최근에는 북한강 자라섬 일대를 서식지로 삼아 그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로인해 여러가지 생태계 교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대형 물새인 민물가마우지는 저수지, 하천, 호수 일대에 서식하면서 하루 수백g의 물고기를 먹어치우는 등 수산자원을 파괴한다.
또한 산성 성분의 배설물로 인해 나무가 하얗게 말라 죽는 백화현상은 물론 토양의 질 악화 및 수질 오염, 악취까지 발생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는 원래 연해주·사할린 등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냈는데 2000년대 이후 기후 변화와 하천 정비 등으로 인해 텃새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원, 전남, 충남 등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섬 같은 곳에 자리 잡으면 서식지의 수목이 초토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감안해 2023년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했고, 지난해부터는 포획을 허용하고 있다. 가평군 역시 작년에 포획단을 조직해 민물가마우지 퇴치에 나섰으며 포획 보상금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자라섬 동도는 배를 타야만 접근할 수 있어 포획 활동에 한계가 많다. 현재 이 지역에서 활동 중인 포획단은 배 1척과 단원 2명에 불과하며 보상금도 낮아 실질적인 활동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군은 지난해 5천원이던 포획 보상금을 올해 1만원으로 인상했지만 여전히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활발한 퇴치 활동은 어렵다.
일각에서는 자라섬 본섬까지 민물가마우지 서식지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한 어민은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어획량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상수원인 북한강이 민물가마우지의 배설물로 오염될 가능성도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포획보상금을 상향 조정했지만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며 “동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부서 및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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