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달로 ‘캡차’ 인증 무력화

직접 피해 입증돼야 ‘업무방해’

1만5천매 재판매자 집유 그쳐

범죄 고도화 “강화 대책 필요”

지난 3월 23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홈 개막 2차전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5.3.23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지난 3월 23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홈 개막 2차전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5.3.23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등 정부가 암표 행위에 대해 근절하겠다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표 수법은 온라인에서 기술적으로 고도화되는 반면 단속 중심에 얽매인 규제와 낮은 처벌로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5년 블록체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암표방지 티켓팅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공연 티켓의 생성, 유통, 검표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명하게 추적해 암표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 사업이다.

암표 예방에 블록체인까지 등장한 데에는 최근 고도화된 기술과 늘어가는 편법 방식 때문이다.

티켓 예매처가 암표 방지에 활용하는 대표적 기술은 캡차(CAPTCHA) 인증이다. 캡차는 웹사이트가 인간 사용자와 자동화 프로그램인 매크로, 봇 등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안 절차로 보통 이미지, 텍스트, 퍼즐을 제시해 사용자가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캡차를 무력화하는 자동화된 캡차 인식 등 보안을 뚫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최근 늘며 암표 행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시간 IP 주소 우회, 수백 개의 가상 PC 생성 등의 기술도 개발되며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가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크로를 통해 단시간에 대량 구매해 웃돈을 주고 팔며 업계와 소비자 등 피해 규모가 큰 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암표와 관련된 법은 총 3가지다.

주로 경기장 등 현장에서 암표 매매를 하다 적발되면 경범죄처벌법에 해당하는 데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 부과된다. 지난해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콘서트와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매크로 등을 통해 암표 매매를 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조직적 범죄로 진행되거나 행사 측 업체가 운영에 직접적 타격을 입는 등의 피해가 있어야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추가돼 가중처벌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성남에 거주하는 A씨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800만원으로 구매해 2019년부터 3년 이상 공연 티켓 총 1만5천매 이상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남겼다.

공연 업체는 전산망 추적 등을 통해 그를 수사에 넘겼다. 몇 년간 지속된 암표 행위로 수억원의 누적 피해를 봤지만,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해 5월 암표 매매를 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7천390만원을 선고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암표 매매 행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피해에 비해 처벌이 너무 미약하다는 점이다. 심각성은 날로 커지는데, 수법이 늘면서 단속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 운영되는 암표신고센터를 더 확대하는 등 정부 차원의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