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지방행정기관은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에 속하는 행정사무를 지역 단위에서 수행하기 위해 설치된 국가의 지방행정기관이다. 고용노동부의 각 지방고용노동청, 해양수산부의 지방해양수산청, 중소벤처기업부의 지방중소벤처기업청, 국세청의 지방국세청과 세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을 일컫는다. 각 시·도 경찰청과 경찰서, 지방환경청과 유역환경청, 지방병무청과 병무지청도 마찬가지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들의 협의체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지난 7일 이러한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방 이양을 촉구했다. 시·도지사 공동건의문을 통해서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과 자원은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 행정을 제약한다. 행정체계 이원화는 불필요한 행정 낭비를 초래할 뿐 아니라 주민 입장에서도 혼란과 불편을 겪게 한다. 따라서 국도·하천, 해양·항만, 식의약품, 환경, 고용·노동, 중소·벤처기업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국가사무 전반에 대해 지방 이양 타당성을 분석하고, 지방 이양 사무를 발굴해 반영해달라는 요구다.
관건은 무엇보다 새 정부, 즉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선공약으로 입법·재정·조직 등 3대 자치권 보장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지난달 제77주년 제헌절을 맞아선 분권형 개헌의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취임한 지 59일 만에 가진 이달 1일의 시·도지사 간담회에서도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이 대통령 스스로 당위성과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터이다. 실제로 도지사 시절부터 지방정부의 실질적 권한 확대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특히 노동감독권과 공정거래조사권 같은 중앙정부의 독점적 기능의 지방 이양을 촉구했던 일은 이 대통령의 지방분권 철학을 잘 보여주는 예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방 이양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단단히 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도 역시 최대 걸림돌은 중앙 부처의 소극적인 태도가 될 것이다. 새 정부 초기 대통령의 강한 추진력과 구체적이고 치밀한 실행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다. 마침 새 정부는 입법 기반과 정책 추진력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정부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 행정기능의 지방 이양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분위기와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