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극한대립 원인은 유튜브란 지적 많아
추천 알고리즘이 확증편향 유발하기 때문
소셜미디어 채운 가짜뉴스, 민주주의 위협
뒷배 든든한 미국 빅테크, 규제는 언감생심
극우 유튜버 L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그는 자면서도 내 (유튜브)방송을 본다”고 주장했었다. L씨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이태원 참사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중무장한 군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실에 투입되었는데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부정선거론에 기초했음을 밝혔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작년 6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폭로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6월28일 CBS라디오의 인기 대담프로에 출연해서 “꼭 윤 대통령에게 당부드리고 싶다. 제발 유튜브 그만 보시라. 이러다 우리(국민의힘) 다 죽는다”고 토로했다.
지난 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찬성과 반대파들의 극한 대치와 관련해서 당시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뺄셈의 정치 성찰 시간이 필요하다’는 칼럼에서 “우리는 지금 스트레스 테스트 시즌2를 지나는 중이다. 엄중하다. 한국 민주주의의 사활이 걸렸다. 신문, 방송은 온통 탄핵과 내란 이슈로 도배를 하지만 밖에서는 하루가 멀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며 우려했다.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보수와 진보’ 간의 사회갈등을 가장 엄중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분열과 극한대립과 관련해 유튜브의 탓이 크다는 지적들이 많다. 유튜브가 정치선전 도구로 활용되면서 확증편향을 유발하는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이 정치 양극화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유튜브가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는 관련 영상들을 계속 추천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을 확증편향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가치관이나 기존의 신념 혹은 판단 등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과 태도를 의미한다. 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를 지칭한다.
알고리즘은 수학과 컴퓨터과학에서 문제 풀이에 필요한 계산 절차 또는 처리 과정의 순서를 뜻한다. 이용자가 유튜브를 검색하다 보면 자신이 검색하지 않아도 관련 영상들이 추천란에 뜨고 그 때문에 이용자들이 영상의 섬네일이나 제목에 이끌려 영상을 클릭하게 된다. 유튜브 알고리즘이란 유튜브의 인공지능인 ‘유튜브 봇’이 이용자에게 적절한 영상들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구글이 정확한 기준을 유튜브에서 공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시청 지속시간’, ‘특정 단어’를 포함한 여러 평가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권자들에게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선동정치가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45대 대통령 임기 시작 첫 해인 2017년 한 해 동안에만 무려 2천140가지의 거짓 또는 허위 주장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밝혀 충격을 주었다. CNN은 지난 2월20일 ‘트럼프 취임 한 달 동안의 13가지 주요 거짓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47대 대통령 취임 후 발언을 소개하며 “연설, 인터뷰, 기자와의 교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자신의 공식 성명을 과장뿐 아니라 완전히 날조된 내용으로 채웠다”고 비판했다.
진실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를 가득 채운 가짜 뉴스들이 세계시민들의 균형감각을 망가뜨려 글로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영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書評家)인 미치코 가쿠타니 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오늘날에는 거짓과 혐오가 일상이 되었다며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개탄했다.
지난달 23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개인맞춤형 정보만 제공해서 국민들 사이에 편 가르기만 심화시킨다며 법제화를 통한 제재를 거론했다. 그러나 뒷배가 든든한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초래할 수도 있어 언감생심이다.
/이한구 수원대 명예교수·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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