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네팔 노동자 끼임 사망
고용허가제 사업장 ‘졸속 투입’ 주장
이주노동자노조 등 규탄 기자회견
1분기 산재 사망 14.6%가 외국인
관련법 강화에도 실제 처벌 느슨
“내국인 기피 열악환경 관리 취약”
“‘기계에 부딪히면 다친다’는 안내만 받고 업무에 투입됐습니다.”
화성에서 네팔 국적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8월5일자 7면 보도)가 발생한 것을 두고 노동계가 안전교육 없이 현장 투입이 이뤄졌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경기이주평등연대 등은 12일 오전 11시께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이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이달 3일 화성시 소재 플라스틱 공장에서 네팔 국적 남성 노동자 디와즈 타망(31)씨가 플라스틱을 얇게 펴는 압출 성형 기계 롤러에 끼여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 ‘평소 기계를 켜 놓은 상태에서 청소 작업을 해왔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고용허가제 사업장의 안전불감증 문제가 지적됐다. 실제로 이날 안전교육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안내도 없이 졸속으로 이주노동자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해당 사업장에 근무한 이주노동자들은 ‘기계에 부딪히면 다친다’는 수준의 간단한 안내만 듣고 업무에 투입됐다”며 “기계의 위험성이나 안전하게 작업하는 방법은 알지 못한 채 일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선에서는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률이 불명예스럽게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고 사망자 137명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14.6%(20명)를 차지했다. 매년 10% 안팎으로 이어지던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 비율이 이번 1분기에는 되레 4% 증가한 것이다.
관련 법과 처벌이 강화됨에도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나날이 느는 것은 사업주가 안전불감증에 빠지게 만드는 환경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소장은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지 않으면 사업장의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알 길이 없다. 평소 산안법을 위반해도 사고만 나지 않으면 처벌 받지 않는 것”이라며 “사업주 입장에선 안전에 비용을 투자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손 소장은 “내국인 노동자가 기피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안전 관리가 취약한 환경에 처하기 쉽다”며 “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을 처벌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사업장의 환경을 점검해 작업의 위험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해당 공장의 작업을 중지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 사고 원인을 확인 중”이라며 “조사 후 관련자 입건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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