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한국법원서 승소… 일본 이행 촉구

이용수 할머니, 보호법 개정 요구도

30여년간 1713회차… 생존자 6명뿐

13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5.8.13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13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5.8.13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일본은 법대로 한 (배상 문제) 빨리 집행하라”

13일 찾은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이곳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강단 앞에 나와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외쳤다.

이용수 할머니는 1992년 첫 증언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33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에 목소리를 내왔다. 벌써 ‘1천713차’로 매주 수요일 진행된 수요시위를 주도했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진행도 전면에 나섰다.

30여년 전 첫 수요시위가 열린 당시 234명의 피해자들이 명예회복 목소리에 동참했지만, 이제 단 6명의 생존자만 남아있다. 96세인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해 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인 상태다.

이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14일)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수요시위 현장에는 호우주의보로 폭우가 내린 상황에서도 600여명이 넘는 관계자 및 시민들이 자리해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용수 할머니는 “(피해에 대해) 30년 동안 일본과 법대로 했고, 완벽히 (피해자들이) 법으로 이겼다. 뭐가 부족한 건가, 빨리 집행해달라”며 “이렇게 큰비가 오는 날에 함께 나와줘서 정말 감사하다. 눈물밖에 안 난다”고 했다.

13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 매년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2025.8.13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13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 매년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2025.8.13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서울고법은 2023년 11월 소송을 ‘각하’한 1심 판결을 깨고 일본 정부가 이용수 할머니 등 원고들에게 1인당 2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측은 인정하지 않겠다며 상고를 포기해 판결이 확정됐지만, 배상금 지급에 불응하며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광복 80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첫 피해 증언이 공개된지 34년이 지난 반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 인정은 기약 없는 상황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피해자 보호법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피해자와 관련 단체들은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해 왜곡하거나 명예훼손 행위 등에 대해 처벌하는 조항을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에 포함해달라고 주장하는 상태다.

이에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가 주관한 이날 수요시위 현장에서 “역사 왜곡과 피해자를 향한 명예훼손 및 2차 가해를 지금 당장 중단하라”는 구호가 반복해 등장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이날 위안부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해 한일 정부가 필요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위는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는 없다”며 “한국과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이 온전히 회복되도록 손해배상 및 명예 회복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