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정책기획국장
한상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정책기획국장

톨스토이의 동제목 단편 속 주인공 파홈이 가지게 된 땅은 자신이 묻힐 한 평 남짓한 공간이다. 톨스토이가 이 소설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어릴 적 책을 접했을 때 느낌은 ‘사람의 과욕이 화를 부른다’라는 것이었다.

새 정부 등장 이후 노동정책 특히 노동안전, 중대재해와 관련한 정책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다. 특히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저항이 거세다.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협박과 함께.

이들의 주장은 명료하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이렇게는 경영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냥 우리 이대로 쭉~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들이 주장하는 ‘이대로’는 무엇인가. 이익을 위해 안전설비를 대충 갖춰놓고 물량을 맞추기 위해 살인적인 장시간 야간노동을 밥먹듯이 진행하는 것이다. 청소나 정비를 위해 기계 작동을 멈추기는커녕 그 시간도 아까워 청소·정비 중에도 설비를 작동시키고, 재해가 발생해도 119 신고와 빠른 조치는 고사하고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들은 법 무서운 줄 모른다. 중대재해를 반복해서 일으키는 기업들조차도 제대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으니 그럴 법도 하다. 법을 지킬 의지는 물론 입법 취지를 살펴볼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법이 과도하다고 한다. 법 제정 이후에도 중대재해가 줄지 않으니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처벌만 있는 기업 죽이기 법이라고도 한다. 이 볼멘소리에 대한 반론은 이재명 대통령과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로 충분하다.

무엇보다 정책 반대자들 주장 이면에는 욕심이 있다.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기업과 사업주의 이익이 앞선다. 그 탐욕의 결과는 파국이고 파멸이다. 하지만 우리는 산재 사망, 중대재해를 ‘사고’라 하지 않고 ‘사건’으로 규정하고 ‘기업 살인’이라 칭한다.

주인공 파홈의 마지막을 돌아보라. 도대체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한상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정책기획국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