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공업지역 존치 결정을 내렸던 ‘옛 신한일전기 부지’에 대해 공동주택 건립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하면서 답보상태였던 개발사업(2024년 5월31일자 5면 보도)이 출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16일 시에 따르면 옛 신한일전기 부지 주변에 위치한 공동주택 및 초·중·고교 4곳이 밀집한 지역적 특성과 최근 유치한 부천 과학고 등을 고려해 주택단지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시가 공업지역 유지 방침을 확정한 지 3년여 만으로, 그동안 해당 부지에 대한 주택개발을 부정적으로 봤던 시가 전향적인 입장 변화에 나선 것이다.
시의 기류 변화에는 이곳의 주거·교육·안전 환경을 종합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신규 공장 입지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집단 민원도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주민들은 2022년 말 시의 공업지역 존치 결정 이후 줄곧 민원을 제기해 왔다. 그동안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만 80건을 웃돌았고 지난해 6월에는 주민 5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해당 부지에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시에 접수하기도 했다.
주민 A씨는 “공장 부지를 둘러싸고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또 다른 공장이 들어오는 것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또 이를 오랜 기간 방치하는 것도 주변 지역의 슬럼화를 가속시키는 만큼 빠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곳에 자리했던 신한일전기는 공장 노후화 등으로 2005년부터 증·개축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에 시는 2015년 상생 협약을 맺고 행정안전부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를 거쳐 국토교통부·경기도 등과 협력,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했다. 그 결과 2021년 6월 공장 증축 허가를 받아 신규 공장을 준공했지만 신한일전기는 같은 해 12월 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시는 2022년 12월 도시·군 관리계획 수립지침과 용도 변경 남용 방지 등을 이유로 공업지역 존치를 결정했고, 2023년 7월 이후 해당 부지는 공장 폐쇄 상태로 방치돼 왔다.
이 가운데 시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등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용도지역 변경 보다는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례가 정한 기본계획 상 주거용지가 반영된 공업지역에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한 만큼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공공기여분을 둘러싼 사업시행자와의 협의가 향후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을 위한 충분한 공공기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이 경우 시는 공공성과 주민의 정주 환경, 도시의 장기발전 방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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