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를 갱신하고 있는 ‘임금체불’에 대해 체불액을 1조원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기대와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2조원이 넘는 임금체불 행태에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반면 대대적 제도 손질이 없다면 현실적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집계된 임금체불 발생액은 1조1천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인 1조436억원보다 5.9% 늘었는데, 지난해 전체 체불액은 2조449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체불 피해 근로자는 총 13만6천134명으로, 지난해 동기(15만503명) 대비 9.5% 줄었다. 피해를 본 인원은 감소했지만, 체불 근로자 1명당 받지 못한 임금 규모는 더 커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임금체불 규모를 대통령 임기 내에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공식화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국정과제안을 보면, ‘임금체불 근절’ 대책으로 체불액을 2030년까지 1조 미만 감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산재사고 사망만인율은 현재 1만명 당 0.39명을 0.29명으로, 연간 노동시간도 1천859시간에서 1천700시간대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정부가 관행처럼 굳어진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경각심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복되는 산재에 대해서도 정부가 고강도 대응을 예고하면서 최근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기업들이 수장과 책임자들을 교체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절반 이상의 감축이라는 목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체불액은 정부가 2011년 전산 집계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1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특히 솜방망이 처벌로 지적되는 양형기준과 고의적·상습적 임금체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 등 제도적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단일 사업장으로는 최대 임금체불 규모인 위니아 전자·매뉴팩처링은 1척억대로 체불액이 늘어났지만, 회사가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고 해결이 묘연해진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도 처벌뿐 아니라 건설경기 등 경제 상황으로 발생한 임금체불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대위변제와 근로감독 행정 강화 등 대대적 정책 손질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잘못된 노동 관행인 임금체불의 해결을 위해선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상황이 정말 힘들어서 임금을 체불한 기업에겐 노사가 모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적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충분히 여력이 돼도 악의적으로 체불하는 기업한테는 신고 즉시 행정 집행을 조속히 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짚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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