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로 알려진 MBK파트너스(MBK)는 지난 2015년 7조2천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전체 인수대금 중 2조2천억원은 블라인드펀드에서 투입됐으며,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MBK는 현금 1조원을 대대적으로 투자해 홈플러스를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해 장밋빛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최저임금 상승과 임대료 증가로 인한 고정비 부담 등을 이유로 올 초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데 이어 5개월여 만에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전국 15개 점포에 대한 순차적 폐점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본사 전 직원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업계에선 “과도한 차입 부채 이용이 홈플러스의 재무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는데,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폐점을 앞둔 점포 중 6곳이 경기도와 인천에 있는 점포로, 직간접 고용 인원 등을 모두 합하면 수천명이 실업에 직면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폐점 공포가 입점 점주는 물론 직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폐점 점포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입장이지만, 무급휴직 등 전례 없는 강도의 자구책을 지켜보는 직원들은 불안하다. 홈플러스 마트 노조 측은 최근 ‘홈플러스 먹튀 강행 MBK 규탄 대규모 폐점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개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MBK는 지난 10년간 투자금 회수에만 혈안이 돼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MBK가 원하는 건 한 푼까지 쥐어짜서 떠나는 것으로,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인수합병(M&A)을 위해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홈플러스 폐점이 지역 경제의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마트 폐점으로 유동인구가 줄면 인근 소상공인 등 주변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MBK 측은 상생협의체에 참여해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수천, 수만명의 직간접 고용 인원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전무하다. 사모펀드로 투자금 회수에만 혈안이 된 게 아니라면 하루빨리 이들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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