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농촌지역 5분의 1 수준에 그쳐
대형 유해야생동물 적어 인원 부족
市, 내년부터 유류비·탄약비 지원
“몇 년 쉬었더니 올해 대부도에 까치가 엄청 늘었죠.”
안산시에서 활동 중인 엽사 신철옹(72)씨는 이렇게 말했다. 포도 농사를 짓는 동시에 엽사로 활동해 온 그는 개인 사정으로 현재 포획 활동을 쉬고 있다. 신씨는 “겨울마다 전신주 근처에서 까치를 천 마리씩 잡곤 했는데, 3년을 쉬었더니 올해 까치가 무척 많아졌다”며 “엽사 수가 워낙 적다 보니, 한 명만 쉬어도 개체 수 변화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엽사들에게 나가라고 부추겨도 ‘총알값도 안나온다’며 거절하고, 날씨가 선선할 때 잠깐 나와 오리 몇 마리 잡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부도 포도 농가들이 수확철을 앞두고 몰려든 까치 떼로 인해 근심이 깊어지는 가운데(8월19일자 1면 보도) 안산시에서 활동 중인 엽사 수는 주요 농촌 지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엽사들의 포획 활동을 유도할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시 ‘유해조수 구제단’에서 활동하는 엽사는 10명에 불과하다. 이는 포천·안성시(각 40명), 이천시(50명) 등 도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현저히 적은 숫자다. 이름만 올려놓고 실제로는 활동하지 않는 엽사들도 있어, 실질적인 활동 인원은 이보다도 더 적은 실정이다.
엽사 수가 적은 원인으로는 안산이 멧돼지가 출몰하지 않는 지역이라는 점이 꼽힌다. 유해조수 구제단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이후, 2019년부터 멧돼지 1마리당 20만원의 포획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자체도 포상금과 이동비 등을 별도로 지원한다. 대형 유해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갖춰진 셈이다.
특히 대부도 포도농가를 시름에 빠뜨리는 까치는 지능이 높아 사정거리를 인지하고 피하는 등 포획이 쉽지 않아, 까치만을 타깃으로 하는 포획 활동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까치 포획을 위한 별도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안성시는 단순한 포상금 지급을 넘어서 GPS로 활동 시간을 기록해 4시간 이상 활동 시 2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안산시도 내년부터 엽사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관련 조례가 제정돼 지원 근거가 생겼다”며 “내년부터는 엽사들에게 유류비와 탄약비 등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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