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구리여자중학교와 구리중학교의 통합 논의에 관심을 둔 것은 학교통합의 시발점으로 봤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구리시의 만 18세 미만 인구는 2만3천여(12.6%)명.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구리에서는 ‘시민 대부분이 유권자’라는 말로 ‘학교가 비어가고 있음’이 회자됐다.

학교 통합논의는 더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 구리출신 동갑내기가 1천명 밑으로 떨어진 지도 6년째다. 신도시 내 학교는 1학년 7개반을 유지하지만, 구시가지의 한 학교는 1학년생이 12명으로 떨어졌다. 전교생이라 해봐야 100명 남짓하다. 이들은 그래도 동갑내기가 1천명을 넘었다.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초등학교를 두고도 통폐합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이 무엇인지를 당사자들 외에 더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학생수 급감으로 학교를 내어줘야 하는 구리여중 학생들에게 저출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3학년 김승현 학생은 “또래가 줄어 재미가 줄어들었다. 슬프다”고 했다. 정윤지 학생은 “스승의 날 찾아올 모교가 없어진다는 것에서 상실감을 느낀다”고 했다. 1학년 박새별 학생과 익명이길 원한 김모양은 학생수가 줄면서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이 제한적이고 동아리를 꾸리려고 해도 구성이 쉽지 않아 속상하고 곤란하다고 했다. 3학년 김보민 학생은 “어른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정양이 “우리가 (인구를) 늘리면 되지!”라고 당차게 말해 친구들이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다.

구리여중 학생들은 저출산은 곧 즐거움의 감소라고 말했다. 그럼 1개반 12명이 전부인 초교 1학년 학생들은 어떻게 느낄까. 초교 6년동안 12명끼리 부대껴야 하는 이들은, 즐거움을 소거당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갈등은 ‘인구’에 대한 갈등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에 쏠리는 자원을 줄여 수도권으로 인구 쏠림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그런데 수도권이라고 균질할까. 수도권 내 지방정부도 결국 인구 확보를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