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출동·시민 혼란 등 불구
작성자 즉시 삭제·스스로 신고
“美처럼 위험평가 등 체계 필요”
수원 영통의 한 햄버거 매장에서 벌어진 폭발물 설치 ‘스와팅’ 소동이 배달기사의 자작극(8월19일자 7면 보도)으로 밝혀졌지만, 대규모 치안 대응과 시민 대피까지 불러온 혼란에도 공중협박죄 적용은 쉽지 않다.
협박 글이 개인 SNS에 잠시 올라왔다 곧바로 삭제되면서 법이 규정한 ‘공연히 공중을 협박’ 요건과 거리가 있기 때문인데, 공연성 요건을 중심으로 한 현행 기준이 치안 역량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는 스와팅 범죄를 법의 사각지대에 둔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수원영통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배달기사인 20대 남성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공중협박죄는 현재까지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협박 글은 작성자가 올리자마자 삭제한 뒤 스스로 신고했다”며 “통상적인 공중협박과는 달라 구체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중협박죄는 지난 3월 형법 개정으로 신설됐다.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을 공연히 협박하면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로 처벌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 법의 적용이 ‘공연성’ 요건을 중심으로 판단된다는 점이다.
실제 공중협박죄가 적용된 사례들을 보면 협박이 타인에게 널리 인지됐는지가 주요 기준으로 작용했다. 지난 15일 한 고교생이 KBS ‘다큐 3일’ 촬영을 앞두고 시민들이 모일 예정이던 안동역 광장을 겨냥해 다수가 참여한 유튜브 실시간 채팅에 폭발물 협박 글을 남겼고 이후 해당 혐의가 적용돼 입건됐다. 또 지난 5월 서울 영등포 거리에서는 한 남성이 사제 폭발물을 들고 행인들을 위협해 해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수원 영통 스와팅 사건은 공연성 여부와 무관하게 허위 신고로 치안 인력이 소모되고, 대규모 시민 혼란이 발생하는 등 현행법이 제지하고자 했던 수준의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 경우다. 이 때문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나 업무방해만으로는 공중을 향한 위협을 저지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 등 현행법이 스와팅 유형의 범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공중협박죄 등 사후 처벌만으로는 사회적 공포를 조장하고 치안 자원을 낭비하는 스와팅 범죄의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미국처럼 911 센터에서 출동 전 위험도를 평가하거나 기업·시설 자체 경비 조직이 1차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