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 7명 사망 등 19명 사상자 발생

시커멓게 그을리고 깨진 창문들 그대로

“아직도 사이렌·비명·탄식 귓가에 남아”

정확한 진상규명과 처벌은 ‘현재진행형’

유족 고통 여전… 22일 시의회서 추모식

20일 한 시민이 지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부천호텔화재참사 현장을 둘러보며 길을 걷고 있다. 2025.8.20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20일 한 시민이 지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부천호텔화재참사 현장을 둘러보며 길을 걷고 있다. 2025.8.20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20일 찾은 부천시 중동 호텔코보스 앞. 부천호텔화재참사(2024년 8월22일) 1주기를 이틀 앞둔 호텔 앞 공기는 싸늘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스치는 소리조차 무겁게 내려앉았다.

한때 현장을 둘러싸고 있던 폴리스라인은 사라졌지만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은 붉은색 통제선만이 그날의 비극을 증언하고 있었다. 건물 외벽을 올려다보니 8층과 9층 창문은 여전히 시커멓게 그을린 채로 멈춰 있었다. 깨져나간 유리창은 복구되지 않은 채 마치 시간마저 그날에 멈춰버린듯 했다.

길을 지나다 발걸음을 멈추고 호텔을 바라다 본 한 시민은 그날의 참사를 생생히 기억했다. 김모(53·여)씨는 “아직도 그날 밤의 냄새와 비명이 귓가에 남아 있다”며 “소방차 사이렌과 곳곳에서 터져 나오던 탄식, 사람을 살리고자 뛰어다니던 소방관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당시 상황을 소회했다.

지난해 8월22일 밤, 이곳 호텔 8층에서 시작된 화마는 삽시간에 호텔을 집어삼켰다.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은 건물은 불길 앞에 무방비였다. 출구를 찾지 못한 일부 투숙객은 창문으로 몸을 내던졌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이 화재로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과 관련해 건물주와 호텔관계자 4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정확한 진상규명과 처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부천 호텔 코보스. 8층과 9층 창문은 여전히 시커멓게 그을려져 있고 깨져나간 유리창은 복구되지 않은 채로 있다. 2025.8.20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지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부천 호텔 코보스. 8층과 9층 창문은 여전히 시커멓게 그을려져 있고 깨져나간 유리창은 복구되지 않은 채로 있다. 2025.8.20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부천 호텔 화재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도 경종을 울렸다.

부천시는 화재 이후 지역 내 숙박시설 176곳과 고시원 209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고 경기도의회는 최근 소규모 숙박 시설에 대해서도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를 추진 중이다. 정부와 소방청 등 관계부처는 지난해 말 ‘숙박시설 소방안전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책에는 스프링클러와 완강기 등 안전설비 설치 기준 강화를 비롯해 공기안전매트 뒤집힘 방지 대책 등 소방장비 관리체계 강화 방안 등이 담겼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식’ 대책은 유가족의 슬픔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유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이별의 충격 속에 깊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22일 부천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는 부천호텔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동일한 비극을 겪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재발방지대책 수립 및 안전사회건설을 촉구할 계획이다.

송근석 부천화재참사유가족모임 공동대표는 “가족을 허망하게 잃은 유가족들은 지금도 슬픔과 충격 속에서 끝모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번 추모식이 다시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다는 절실한 바람이 실현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일 찾은 부천호텔화재참사 현장. 지난해 화재가 발생했던 8층 위로 깨진 유리창과 검게 그을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25.8.20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20일 찾은 부천호텔화재참사 현장. 지난해 화재가 발생했던 8층 위로 깨진 유리창과 검게 그을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25.8.20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