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유비는 제갈량이라는 책사를 품기 위해 몸소 그의 거처를 세 번이나 찾았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삼고초려’다.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리더가 직접 행동에 나서는 이 일화는 오늘날에도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은호 군포시장의 최근 행보가 그렇다. 서울시는 과거 1950년대부터 외곽에 시 산하 교육시설을 조성해 왔다. 산본동 일원 5만8천여㎡ 부지에 위치한 서울시 직업훈련 교육기관인 기술교육원 남부캠퍼스도 그 중 하나다. 군포의 중심인 산본신도시 내에서도 핵심 위치에 서울시 소유의 땅이 들어서 있는 셈이다. 서울시의 기술교육원 통합 결정에 따라 이곳 남부캠퍼스는 내년 2월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 이후의 활용 계획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군포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시 면적이 크지 않아 확장성이 떨어지는 군포에서 이 부지는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이곳을 활용해 시민들을 위한 각종 문화·복지시설을 조성,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게 하 시장의 구상이다.

하 시장은 2022년 12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직접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다. 남부캠퍼스 부지 활용을 민선 8기 취임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곧바로 부지 반환 카드를 꺼내들며 양 도시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이로부터 4개월 뒤엔 김현기 당시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나기 위해 재차 서울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남부캠퍼스 부지를 인수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도움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후 2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진척은 없었다. 현재로선 서울시가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에 하 시장은 지난 18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나기 위해 다시 한 번 상경길에 올랐다. 하나의 사안으로만 세 번째 방문인 셈이다.

이 부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하 시장의 삼고초려에 담긴 진정성만큼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