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접견 중 발언하고 있다. 2025.8.2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접견 중 발언하고 있다. 2025.8.2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말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4박5일 일정을 시작한다.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곧바로 미국에서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이 대통령은 첫 정상외교 동선을 안보 동맹과 협력의 핵심국인 미국과 일본으로 결정해, 새 정부의 외교 지향을 둘러싼 논란과 억측을 해소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를 통해 실용외교 의지를 강조했다. 이전 정부들이 합의-파기-복원했던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야 할 국가간 합의’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는 ‘한·일 신공동선언’을 예고했다. 과거사 문제는 보수정부의 국가 합의를 수용하고, 양국 간의 미래 협력 청사진은 진보정부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실용적 외교구상이다. 이 대통령의 구상이 정상외교로 실현되면 한·일 관계는 새로운 협력의 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밝힌 ‘북한 핵과 미사일 동결-축소-비핵화’라는 한반도 비핵화 3단계 구상은 일본의 협력보다는 동맹인 미국을 향한 한반도 평화 구상이다. 북한의 핵무장을 현실로 인정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인 국제공조를 지향한다는 얘기다. 뾰족한 외교적 대응 수단 없이 북한의 핵무장 지위를 부정하는 외교로는 북핵 문제에 접근할 수 없는 현실을 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타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분에 성과가 있다면 한국은 북핵 대응을 위한 최초의 실용적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달 말 실무적 타결에 이른 한·미 관세협상 완결과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도 주목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카드에 방위비와 관세를 연동해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조선과 원전분야 국가협력을 통한 일괄타결로 동맹 강화에 이르는 협상전략을 발휘해야 한다.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 ‘매국’이라 비판한 양국 기업간 원전협약이 오히려 한·미 국가동맹을 강화할 ‘조선동맹’에 버금가는 ‘원전동맹’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대목도 이 대통령에겐 호재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미·일 정상회담은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으로 국제무대에서 실종됐던 대한민국 외교를 복원할 첫 행보다. 그 사이 국제 안보정세와 경제질서가 급변했다. 이 대통령이 실용외교로 복원이 아니라 정세와 질서를 주도할 당사자 지위를 확보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