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고 있다. 2025.8.24 /공동취재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고 있다. 2025.8.24 /공동취재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의 시동을 걸었다. 두 정상은 17년 만에 이루어진 ‘한일 정상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한일 간 셔틀외교 복원 환영과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 의지를 밝히고, 한일 차관급 전략 대화의 조기 재개와 저출생 고령화 등의 공통과제 관련 논의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이번 한일회담에서 격식에 관계없이 수시로 정상 간의 방문을 통해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셔틀외교가 복원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보다 구체화된다는 점도 긍정 평가할 수 있다. 정상회담 전 이 대통령은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간의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와 2023년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3자 변제 배상안’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한일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과거사와 미래를 분리해 접근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이시바 총리 앞에 놓인 ‘물컵의 반’을 우리가 먼저 채운 셈이다. 지난 정권 때도 일본은 우리 국민의 반발이 거셌음에도 ‘3자 변제안’ 약속에 대해 화답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물컵의 남은 반을 채우지 않았다.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북러 동맹 강화 등에 맞서려면 한일 협력은 필수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일 정상이 먼저 만난 것도 이러한 이 대통령의 전략적 현실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정례화와 교류 강화는 필수지만 이러한 미래지향적 관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한일 모두 과거사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일본의 사도광산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지난 정부들이 합의했던 한일 과거사 문제를 존중한다는 언급에 일본의 진정성 있는 화답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시바 총리가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퇴진 압박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향후 한일 관계의 변수로 꼽힌다. 이번 회담이 향후 한일 관계의 초석을 다지고 역내 안보와 통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