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새 정부의 지방자치분권 정책의 큰 줄기가 잡혔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20일 배포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자료집은 정부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리한 123대 국정과제를 좀 더 구체화한 것이다. 이 자료집에 따르면 지방분권은 52번째 과제로서 ▲중앙-지방협력체계 구축 ▲권한이양 확대 ▲지방의회법 제정 ▲자치입법권 강화 ▲주민자치권 확대 등 지방분권 5대 세부과제를 포함한다.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국가자치분권회의로 개편하고, 앞으로 추진될 헌법 개정을 통해 헌법상 기구로 격상시키는 내용이 담긴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 정책과제가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뼈대라면 53번째 정책과제인 자치재정권 확대는 혈관에 해당된다. 실질적 재정 분권의 기반을 마련하고,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고, 국고보조사업 포괄보조화, 운영 재량 확대 등으로 지방의 재정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실정과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좀 더 크고, 넓게 열리게 된다. 주민들에게 재정 관련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자치재정권 보장에 따른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도 바람직하다.

그동안 우리의 지방자치는 이름뿐이었다. ‘지방분권’이라는 표현은 사치스러울 정도다.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실질적이고 유효한 정책수단들을 갖지 못했다. 자치재정권이 대표적이다. 재정에 대한 자치 권한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지방정부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지방세 비율을 확대하고, 주요 세목의 비율 조정을 통해 지자체의 세입 기반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관광세와 환경세 신설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 과세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

지방의회는 더 참담하다. 지방의회가 구성된 지 벌써 34년이 지났지만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거나 조직을 구성할 권한은 주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지방의회의 운영·예산·조직 등은 지방자치법을 따르게 돼 있어 실질적인 권한은 지자체장이 갖고 있다. 지자체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지방의회가 지자체로부터 독립성과 자주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 점에서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명문화할 수 있는 지방의회법 제정이 이번 정부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