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수치화해야 정부 설득”
주요社, 市 GRDP 117조중 3분의2
관세 정책·건설경기 불황 등 직격탄
기업 붕괴땐 선순환 구조 파괴 우려
“특정기업 문제 아냐 市 대책 필요”
한국지엠·현대제철·포스코이앤씨 등은 인천 지역 산업과 일자리, 소비, 상권 등 지역 경제 전(全) 분야에 걸쳐 큰 영향을 주는 기업이다. 인천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이들 기업이 무너질 경우 지역 경제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파괴될 수 있다는 게 지역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천시를 포함한 경제 유관 기관들이 이들 기업의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인천 GRDP의 절반 이상…인천 산업도 ‘휘청’
2023년 기준 인천의 GRDP(지역내총생산)는 약 117조원 규모다. 같은 해 한국지엠의 매출액은 13조7천34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제철 25조9천148억원, 포스코이앤씨 매출액은 10조1천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인천항의 생산유발액이 인천 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33.9%)을 고려하면 이들 기업과 항만업계가 인천 전체 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2 이상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지엠·현대제철·포스코이앤씨 등의 위기는 기업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 기업의 직원 수는 약 2만명 이다. 여기에 1~3차 협력업체 수는 약 7천개(한국지엠 3천여개·현대제철 2천여개·포스코이앤씨 2천여개) 로 추산된다.
한국지엠과 현대제철 협력업체 대부분은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들로, 이들에게 일감을 주는 모기업이 힘을 잃게 되면 인천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 건설업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포스코이앤씨가 무너질 경우 인천 건설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 전문가들 ‘상황 진단부터 제대로’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지 특정 회사의 경영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인천의 전체적인 경제 시스템 안에서 바라봐야 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태림 인천연구원 인천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협력업체의 경우 대기업 일감이 끊기면 일시적인 자금 경색이 시작되고,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업체들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들을 적절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우선 단기적으로 인천시가 이미 추진 중인 상생협력 사업이나 경영안정자금이 적재적소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인천 경제계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주요 기업들의 위기가 경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희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천시는 이번 사태로 어떤 기업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세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조사 결과가 있어야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통상환경과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중소 업체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금부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동재 한국은행 인천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인천은 최근 경제성장률이 오르는 등 지표상으로는 긍정적인 수치가 나오고 있어 중앙정부나 다른 지역으로부터 기업·산업 위기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인천에 위기업체들이 많고, 산업적으로 구조조정해야 할 게 많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파악해둬야 추후 인천의 상황을 설득해 중앙정부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인천 주요 기업 왜 힘들어졌나
한국지엠은 지난 4월 시행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산업 관세 조치가 위기의 주 요인이 됐다. 관세 정책 등 영향으로 모그룹인 글로벌지엠(GM)이 한국지엠 부평공장 자산 일부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하며 한국지엠 부평공장 철수설이 대두된 상태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이앤씨는 길어지고 있는 건설경기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제철의 경우 건설업 불황에 따른 철근 수요 감소와 중국산 물량공세, 노사 갈등 심화 등으로 인천 철근공장과 포항2공장 등을 잇달아 셧다운 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규 수주 감소와 건설 현장 축소로 인한 고용 감축, 현금 유동성 악화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잇따른 산업재해로 강도 높은 수사를 받으며 휘청이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의 상황도 이들 기업과 다르지 않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인천항의 올해 1~7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195만6천77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 대비 5.4%나 줄었다. 컨테이너에 실리지 않는 벌크 화물 물동량은 작년 1~7월과 비교해 4.3% 감소한 5천282만1천696t으로 집계됐다. 건설경기 침체와 현대제철 셧다운의 영향으로 철강제품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 줄었고, 인천 미추홀구에 있던 부곡사료가 지난해 말 충남으로 이전하면서 양곡 물동량도 많이 감소했다.
/유진주·김주엽기자 yoopearl@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