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동안 주당 15시간 미만 근로’

불안정한 경기에 근로시간 쪼개고

노동 구조 변화·고령층 증가 원인

7년 새 인천서 132.6% 늘어나고

월등히 높은 비중, 논의 절실한 때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요즘 초단기 근로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초단기 근로자란 ‘4주 동안을 평균하여 1주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말한다. 이들에게는 근로기준법상의 연차휴가, 퇴직금, 주휴수당 등 주요 노동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산재보험을 제외하고는 고용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다. 정규직과 비교하면 고용보험 적용에 따른 보험금뿐 아니라 급여도 매월 20% 이상 적게 받는다. 즉,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초단기 근로자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여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이다.

통계청의 고용통계를 보면, 최근 우리나라 초단기 근로자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기 전인 2017년 96만명에서 2024년 174.2만명으로 81.5%가 증가하였다. 전체 근로자에서 초단기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에서 6.1%로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중 인천의 초단기 근로자는 4.6만명에서 10.7만명으로 132.6%가 증가하였고, 비중은 3.0%에서 6.3%로 두 배가 넘게 증가하였다. 인천은 초단기 근로자의 숫자와 비중이 모두 전국의 증가 속도를 크게 앞서고 있다.

초단기 근로자의 증가 원인은 전국이나 인천 모두 사회, 경제적 요인이 복합된 결과로 보인다. 첫째, 경기하강기나 경제위기 등 경제가 불안정할 때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채용을 증가시킴에 따라 노동수요 차원에서 초단기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다. 둘째,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쪼개기를 확대한 것이 직접적으로 초단기 근로자의 증가를 불러왔다. 셋째, 배달·택배 등 플랫폼 기반 노동과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등 돌봄 노동의 증가와 같은 노동 시장의 구조적 측면의 변화 또한 초단기 근로를 확산시켰다. 넷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고용 확대와 실업 해소를 위한 그동안의 정부 정책이 노동의 질적 확대보다는 양적 확대에 치우쳐, 청년이나 고령자 고용대책이 인턴 또는 시간제 근로 확대에 치중한 것 역시 초단기 근로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마지막으로 노동 공급 면에서 학업이나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청년층이나 본업 외 부가적인 소득을 원하는 ‘N 잡러’와 같이 자발적으로 유연한 초단기 근로를 선택하는 유형이 증가한 사회적 현상도 초단기 근로자 확대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초단기 근로자의 확산은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또는 이질성을 확대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처우가 낮은 단기 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노동 시장의 일자리 질이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 노동의 수요와 공급 면에서 청년층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고령층의 노동 활동이 증가하는 가운데 표준적인 형태가 아닌 초단기 근로가 확대되는 것은 노동 수급과 사회안전망의 불안정성이 그만큼 증대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요약하면 고용보험 적용 기준 개편과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방안으로 압축된다. 우선,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근로시간 기준에서 소득 기반으로 개편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5시간 미만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월 합산 소득이 80만원을 넘으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여 소위 N 잡러들에게도 실업급여 등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에 따라 고용주들은 급여의 1.15~1.75%에 해당하는 고용보험료를 추가 부담해야 하므로 당연히 반대가 대부분이다. 한편, 인건비 부담이 20% 이상 증가하는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에 대하여는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정하겠다는 로드맵 발표만으로도 소상공인 등 사업주의 반대가 거세다.

인천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크게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 물론, 인천은 초단기 근로자가 주로 근무하는 자영업자 비중이 전국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중 초단기 근로자의 비중은 인천이 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인천에서도 이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선행적 논의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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