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트럼프는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메이커”
李 “김정은 만나달라” 트럼프 “올해 만나고 싶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대화 재개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고, 이재명 대통령 역시 적극적으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 정상은 공개발언 상당 부분을 북미대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할애했다.
이 대통령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 달라”며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 메이커’로 규정하면서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의 ‘주역’을 맡아달라며 활동 공간을 넓혀주는 동시에 자신도 최선을 다해 대화 무드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여기에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북미대화가 필수라는 이 대통령의 판단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실적으로 남북대화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북미대화 추동 과정에서 한미 간 동북아 정세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를 통해 양국의 안보협력이 심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분위기를 한국의 대통령이 조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과 구도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북미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두고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과 ‘중재자론’을 앞세워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를 조율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된 북미대화의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국은)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고, 북한과 매우 적대적인 관계였다”며 “(그래서) 표를 팔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도 개막식에서 폭파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김 위원장의) 전화를 받고 대화를 시작했다”며 “그 통화 직후 한국은 (올림픽) 표를 팔기 시작했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여동생(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제외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안다”며 당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다시 한번 얘기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올해 안에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0월 말 경주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평창 동계올림픽 같은 ‘촉매제’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APEC 참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자연스럽게 남북미 정상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