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봉이라서┃한지원 지음. 사계절출판사 펴냄. 52쪽. 1만5천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쓰임새 많은 면봉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낸 ‘면봉이라서’가 독자들을 찾아왔다.

코와 귀와 같은 어두컴컴한 곳에서 노란 무언가를 캐내는 광부가 되는가 하면 키보드와 콘센트 틈에 낀 먼지를 빼내고 슥슥삭삭 출근길 얼굴에 알록달록한 색을 입히는 도구가 되기도 하는 면봉의 일상을 재치있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어지러운 책상 위 덩그러니 놓인 면봉을 빤히 바라보다가 펜을 들게 됐다”는 저자의 말처럼 드로잉이라는 예술 언어로 풀어낸 책 속 면봉이 꽤나 사실에 가깝게 묘사된 점도 흥미롭다. 책장을 넘기다가 만나는 생생한 면봉 그림 위에 실제 면봉을 각맞춰 살포시 올리다보면 글을 읽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면봉 이야기에 ‘사람’을 대입한다면 더욱 큰 울림이 전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양이 많고 쓸 곳도 많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면봉. 특별한 삶을 누리고 싶었던 면봉은 어느날 살을 쏙 빼고 나타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역할을 맡고 살아간다. 평범함과 특별함, 그 사이에 어딘가 애매한 위치에 속한 것 같은 불안함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책은 위로를 건넨다. 책은 현재 교보문고 유아부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