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내려놓고 떠날까… ‘자연’스러운 일탈
올해 여름 예측불가능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8월 말까지 이어진 무더위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쏟아지는 폭우에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선뜻 여행지를 고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경기도 명소 6곳을 소개한다. 경기관광공사의 도움을 받았다.
■ 기품 있는 전통 찻집 ‘성남 새소리 물소리’
#성남 ‘새소리 물소리’
경기도 문화재 지정 경주 이씨 고택
연못·정원·전통소품, 고풍스러운 운치
성남 오야동은 조선 시대부터 경주 이씨 집성촌이었다. 그때부터 ‘새소리 물소리’에서도 경주 이씨 조상이 대대로 살아왔다. 현재 건물은 1923년에 지은 전통 한옥으로 연못과 정원을 갖춘 정남향 가옥으로 지난해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마당으로 들어서면 연못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연못 한쪽에는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중앙에는 석판으로 연결한 다리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ㄱ자 모양의 한옥 내부로 들어서면 옛 모습을 간직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여러 개의 낮은 테이블과 소반, 주전자, 맷돌 등 전통 소품으로 꾸며진 공간은 고풍스러운 정원의 모습을 한층 더 즐길 수 있도록 한다.
■ 문화예술공간 변신 ‘연천 문화벽돌공장’
#연천 ‘문화벽돌공장’
은대리 폐벽돌 생산지를 전시장 탈바꿈
노동자 삶 담은 도서·박물·기록관으로
은대리 문화벽돌공장은 1988년부터 10여년간 벽돌을 생산했다. 시간이 지나 공장이 폐업했고, 한동안 방치되다가 지난 7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약 600평 규모의 전시장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과 벽돌 공장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라키비움으로 구성됐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을 뜻한다.
라키비움 중심에는 열차처럼 기다란 가마가 그대로 남아 있다. 빛바랜 작업 노트와 서류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고 공장 노동자들의 푸른 작업복과 낡은 신발은 고단했던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 도심과자연 맞닿은 곳 ‘수원 일월수목원’
#수원 ‘일월수목원’
도심 가운데 대형정원, 산책 명소 인기
열대식물 자라는 전시온실, 이국 정취도
일월수목원은 도심 속 한복판에 자리한 정원이다. 로비 한쪽에는 테라리움을 형상화한 원형 식물존이 있고, 방문자센터를 지나 본격적으로 수목원이 펼쳐진다.
방문자센터를 나서면 본격적인 수목원이 시작된다. 초지원, 침엽수원, 습지원, 잔디마당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정원은 산책 명소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전시온실이다.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곳이다. 수목원 곳곳 물이 흐르고 숲과 나무 사이에 파라솔과 의자가 있어 휴식하기에도 좋다. 숲 속의 편안함과 아늑함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관광지다.
■ 정제된 건축물서 힐링 ‘평택 트리비움’
#평택 ‘트리비움’
고요함 깃든 건축물, 사유의 공간 제격
통유리창 너머 자연… 사전예약제 운영
평택 트리비움은 축대 위 반듯하게 올라선 콘크리트 건축물이다. 트리비움이 라틴어로 학문의 세 갈래 길을 뜻하듯이 이 공간은 철학적인 이야기가 오가고 무엇인가를 사유할 수 있는 철학적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졌다.
고요함이 깃든 이 공간에서는 통 유리창 건너편에 있는 자연을 오래도록 곱씹기에 좋다. 통창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과 푸른 들녘을 바라보는 것은 트리비움에서 맞이하는 행복 중 하나이며 바람이 불어와서 공간을 통과할 때면 이또한 트리비움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카페와 전시실, 명상실 등으로 이뤄진 이 공간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전시를 둘러보고 차를 마시려한다면 ‘아트&스페이스’를 택해야하며 ‘요가&명상’ ‘아로마테라피’는 강습 프로그램이다.
■ 비 오는 날이 더 좋아 ‘이천 테르메덴’
#이천 ‘테르메덴’
수영·마사지 함께 유럽 스파문화 체험
울창한 숲속 캐러밴·한옥, 숙박도 가능
테르메덴은 유럽식 스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테르메덴은 야외와 실내로 구분돼있는데, 실내 풀은 독일식 바데하우스를 모델로 설계됐다. 지름 30m에 이르는 풀에선 수영과 마사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야외 공간에는 또다른 즐길거리가 있다. 대형 물놀이장과 미끄럼틀이 마련된 곳이 있는가 하면 상층부에 마련된 인피니티풀에서는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온천수를 사용한 워터파크라는 점도 테르메덴의 장점 중 하나다. 또한 비가 오는 날에도 보슬비를 맞으며 온천욕과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울창한 숲속에 캐러밴과 한옥이 자리해 숙박까지 가능하다. 숙박권에는 스파이용권이 포함돼 있어 낮에는 스파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밤에는 숙소에서 삼림욕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안성 서일농원’
#안성 ‘서일농원’
잔디마당·소나무·느티나무 갖춘 농원
2천여개 장독대… 한편의 수묵화 연상
도시의 끝자락인 안성 일죽면에는 서일농원이 있다. 농원에는 산책로가 펼쳐져 있는데 소음 하나 없는 조용한 곳에서 산책을 하다보면 삭막한 일상을 잠시나마 멀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농원에는 넓은 잔디 마당과 키가 높은 소나무,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느티나무가 자리한다. 둥근 연잎이 수면을 메우고 연꽃이 하나둘 피어오른 단아한 정취를 자랑하는 용연지도 있다.
2천여개의 장독대가 줄지어 늘어선 공간도 서일농원의 관람 요소다. 대한민국 식품 명인인 서분례 선생이 발효식품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비 오는 날 이곳을 찾는다면 촉촉하게 젖은 장독대와 뒤의 자연 풍경이 마치 한편의 수묵화를 연상하게 한다.
농원 안에 있는 느린 식당에선 장독대의 장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농원에서 정성스럽게 키운 식자재와 서 선생이 빚은 청국장이 주재료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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