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원 ITS 집단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는 내용과 형식면에서 이제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사진은 지난 7월 28일 경찰이 경기도의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모습. 2025.7.28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경기도의원 ITS 집단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는 내용과 형식면에서 이제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사진은 지난 7월 28일 경찰이 경기도의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모습. 2025.7.28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경기도내 시·군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사업과 관련 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현직 도의원 4명 중 3명에게 법원이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27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명의 도의원과 전직 시의원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다. 전례가 드문 광역의회 집단 비리 사건이지만, 사건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파문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ITS 사업은 경기도 국고보조사업으로 도내 시·군이 대거 참여했다. 수사 중인 도의원 4명은 안산, 화성, 성남이 선거구다. 지난 7월 구속된 업체 관계자는 이들에게 사업 편의를 청탁하고 대가를 제공한 사실을 시인했다. 도내 시·군이 경쟁적으로 참여한 사업의 성격상 관련 업체들의 로비가 특정 시·군과 도의원으로 제한됐을 리 만무하다.

경찰도 이 점에 주목해 수사를 확대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도의원 집단 수사의 계기가 된 업체 관계자는 안산시 ITS 사업의 편의를 위해 시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도내 ITS 사업의 독과점 수주와 사업 규모 확대를 노린 업체들이 지방의회와 지자체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을 시사한다. 자금세탁책까지 동원한 사실을 감안하면 전체 시·군 ITS 사업이 업체들의 불법 로비 대상이었을 것으로 봐야 한다.

이번 사태로 ITS 사업 비리와는 별개로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 집행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구속된 업자가 수사 중인 도의원들에게 청탁한 내용은 특조금 우선 배정이었다. 광역지자체는 산하 기초단체의 재정을 지원하려 전체 세수의 일부를 조정교부금으로 환원한다. 전체 조정교부금의 10%가 재정지원(일반조정교부금)이 아닌 기초단체 특정 사업 지원용인 특조금이다. 광역단체장의 재량으로 분배해 시·도지사의 쌈짓돈으로 불린다. 문제의 업자는 ITS 사업 공식 예산 말고도 특조금을 챙기려 도의원들을 동원해 도청에 떼쓴 셈이다.

경기도의원 ITS 집단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는 내용과 형식면에서 이제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경찰이 명예를 걸고 비리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별도로 경기도는 도의원 집단 비리의 원점이 된 특조금 집행과 관련해 제기됐던 다양한 개선방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할 때가 됐다. 비리 생태계를 만들어 도지사의 쌈짓돈을 노리는 업체들이 비단 ITS 분야뿐만은 아닐 것이다. 지방의회의 도덕성과 지방재정의 문제점이 한데 얽혀 벌어진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