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고려 없었나
‘자국 반도체 기술 기업’ 소개자리 마련돼
시민단체 “군수업과 연관… 정당화 효과”
수원시에서 열리는 경제 행사에 이스라엘 대사관이 참여하는 것이 화두로 떠올랐다.
가자지구 사태로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 이스라엘 대사관의 참여가 맞냐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나오면서다. 반면 산업 협력은 정치와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맞서고 있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지난 27일 개막해 29일까지 ‘2025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이 진행된다. 국내외 180여 개 기업과 해외 기관이 참여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장비 등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논란은 이번 행사에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참여해 자국 반도체 기술 기업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면서 불거졌다.
최근 시민단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반도체가 군수산업과도 밀접한 분야라는 점에서 지자체가 국제 정세를 고려하지 않고 교류 무대를 제공한 것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인종 학살을 저질러 왔다”며 “한국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단체는 이스라엘의 참가를 단순한 산업 교류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공론의 장에 올리기 위한 취지로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단체 관계자는 “반도체는 무기산업과도 연결돼 있다”며 “지자체가 이런 교류 무대를 제공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비판받는 전쟁 행위를 정당화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산업 협력은 기술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분야인데, 이런 첨단 기술 교류를 국제적 갈등 상황을 이유로 제한할 경우 오히려 국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 교류는 그 자체의 기술적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이번 전시는 특정 국가의 입장을 지지하는 행사가 아니라,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산업 플랫폼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행사를 주최한 수원시 관계자는 “이번 산업전은 국제적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주한 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동일하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었다”며 “(반대로)팔레스타인 측에서 요청이 왔더라도 동일하게 응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