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취업 스트레스 인한 ‘사회적 질병’
“연령별 형평성에 어긋나” 복지부 반대
“질병이냐 미용이냐?”
청년층 탈모 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이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피부과 등에서 치료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치료 비용도 만만치 않아, 이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해 달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경기도내 지자체가 지원 사업을 추진했지만, 보건복지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상황이다.
청년 탈모 치료비 지원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고, 탈모 질병의 위중성과 시급성이 다른 질병에 비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탈모도 질병인 만큼, 지역맞춤형 사업으로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오산시·부천시 등은 지난해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를 제정해, 청년 탈모 치료비 지원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일정기간 이상 지역에서 거주한 19~39세 청년에게 탈모 치료비를 연간 2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탈모는 통상적으로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청년층의 탈모는 학업이나 취업 스트레스로 발생한 ‘사회적 질병’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사업 추진의 근거다. 청년층 탈모가 결혼이나 취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만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치료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11만5천882명이며, 그중 20~30대가 39.4%에 달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과정서 무산됐다. 복지부는 탈모 치료에 공공재원을 투입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반대 이유를 들었다. 희귀병과 필수 의료보다 우선적으로 탈모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년층에게만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타 연령대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다만 복지부는 이미 2023년부터 사업을 추진중인 보령시와 서울 성동구에 제동을 걸 수 없고 탈모 치료비 지원에 대한 국가정책 기조가 바뀌면 다시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탈모 치료비 지원의 경우 지자체에서는 일부 금액만 지원하지만 전국화됐을 땐 건강보험 재정에서 부담할 금액이 상당할 것”이라며 필수 의료 등이 우선순위라고 설명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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