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사의 표명 이후

후임 인선 전망 등 지역 문화계 우려 시선

재단 파행 운영 길어질까 걱정 목소리 다수

인천문화재단 전경.
인천문화재단 전경.

인천문화재단 김영덕 대표이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내달 중 사직하기로 했습니다. 임기를 절반밖에 채우지 않은 현 대표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으로 인천문화재단 내부는 물론 지역 문화예술계도 “의아하고 걱정스럽다”며 술렁이고 있습니다.

인천문화재단 현 대표이사가 사직할 경우, 재단 정관에 따라 ‘지체 없이 그 후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돼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공모·추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단 대표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으로 재단 이사장인 인천시장이 선임합니다.

인천시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재단 대표이사가 사직할 경우, 규정대로 (시장, 시의회, 재단 이사회가 추천하는 위원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돼 후임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공백 기간은 재단 이사 중 지명받은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규정상의 절차대로 후임 대표이사 인선을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지역 문화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요? 현 재단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시점이 인천시의회에서 논의 중인 인천시장과 시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를 연동하는 조례안 등 각종 변수와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후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이 차질을 빚으면서 재단 운영이 상당 기간 파행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정부와 여권은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연동해 ‘미스매치’에 따른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과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를 맞추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인천시의회 신동섭(국·남동구4)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출자·출연기관장의 임기에 관한 조례안’이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인천시장이 임명하는 산하 기관장 임기를 2년으로 하되, 시장이 새로 선출될 경우 잔여 임기가 있어도 신임 시장 임기 전날 임기를 종료하도록 규정하는 조례안입니다.

현 재단 대표이사가 내달 사직할 경우, 빨라도 올 11월, 늦으면 연말쯤에야 새 대표이사 선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게 재단 안팎의 전망입니다. 지난 7월 ‘인천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 시행으로,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시의회 청문회 대상자가 되면서 선임 절차가 이전보다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재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렇게 전망합니다.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가 6개월 남짓일지도 모르는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에 도전하려는 ‘좋은 인재’가 얼마나 될까요. 게다가 인천시의회 1호 청문회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도 하고요. 적격자를 구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때문에 ‘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인천의 문화정책을 연구해 온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재단 정관에는 특별한 사정이나 사고가 있을 때에는 시장이 이사 중에서 직무대행자를 지명한다고 돼 있습니다. 과거 대표이사 자리가 공백일 때 재단 이사 중 연장자가 직무대행을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인천시 공무원인 당연직 이사는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문제로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적고, 선임직 이사 중 직무대행을 지명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악의 경우 내년 6월까지 재단 대표이사가 직무대행 체제로 간다면, 재단 운영은 1년 가까이 대표이사 공백 상태로 파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 재단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링크) 이후, 이와 관련해 수많은 문화계 인사와 재단 내부의 걱정어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전국의 광역문화재단 가운데 지자체장 임기 중 재단 대표이사가 연달아 사직하는 상황이 이례적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문화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