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성소수자들은 왜 매년 퀴어문화축제를 여는 것일까? 축제를 열기 위해 지자체 등에 광장, 공원 사용을 신청하면 번번이 거부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축제를 열면 항상 옆에서 반대 세력이 혐오발언을 쏟아내는데 말이다. 올해도 이 진부한 광경이 반복될 예정이다. 제8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열기 위해 조직위원회가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 사용을 신청하자, 인천시는 이를 불허했다.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어렵고 ‘사회적 갈등’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열린 제7회 인천퀴어문화축제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고, 서로를 껴안으며 응원했다. 다 함께 손을 잡고 거리를 행진했다. 인천시는 왜 이러한 축제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다고 생각했을까. 행사장을 둘러싸고 성소수자의 인권을 짓밟는 발언을 하는 이들이 갈등을 만드는 건 아닐까?

인천시의 결정 이후, 몇몇 시민단체들은 애뜰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문화축제를 인천에서 열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변태짓은 숨어서 해라, 왜 굳이 광장에 나와 자신을 드러내느냐”고 소리쳤다. 자신과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숨어서 지내라’, ‘너 자신을 드러내지 마라’며 이들을 사회의 모퉁이로 밀어낼 권리는 누가 제공한 걸까. 이들은 인천시의 결정을 명분 삼아 온갖 혐오발언을 쏟아냈다. 글로벌 설문조사기관 ‘입소스’가 2023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 성인 중 7%는 성소수자다. 아직 자신의 성 정체성, 성적 지향성에 혼란을 겪고 있거나 청소년 등을 더하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이다. 예컨대 당신이 자리가 만석인 45인승 시외버스에 타고 있다면 그 중 최소 3명은 성소수자인 셈이다. 그래서 성소수자들은 매년 기를 쓰고 퀴어문화축제를 연다. “우리도 여기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누군가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찬반을 가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다가오는 6일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애뜰광장에서 열겠다고 알렸다. 이날만큼은 성소수자들이 차별과 혐오가 없는 광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길 바란다.

/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