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미국으로 건너온 김석우씨

 

유학비자 있었지만 일하다가 사기 당해

현금 주는 일 마다않아… 새삼 신분 자각

등록금 10배 요구한 대학에 승소한 적도

아프면 병원, 자유롭게 운전, 정당한 댓가

“DACA 발급 받고 마음의 안심이 가장 커”

텍사스주가 미국을 상대로 DACA의 합법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2022년 7월 6일 첫 번째 구두변론을 앞두고 김석우(대한민국·가명·40대)씨가 이민자 단체 등과 함께 DACA를 보호하기 위해 ‘추방 아닌 해방’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김석우씨 제공
텍사스주가 미국을 상대로 DACA의 합법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2022년 7월 6일 첫 번째 구두변론을 앞두고 김석우(대한민국·가명·40대)씨가 이민자 단체 등과 함께 DACA를 보호하기 위해 ‘추방 아닌 해방’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김석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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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중학생 시절 부모님의 권유로 캘리포니아주로 혼자 건너온 김석우(대한민국·가명·40대)씨는 2012년 행정명령으로 DACA 제도가 생기자마자 고민도 없이 신청했다. DACA는 석우씨가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겪었던 불안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이자, 미국에서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징검다리가 돼 줬다. 대학교 졸업 시기에 DACA 수혜자라는 신분을 얻게 된 그는, 최근 취업비자(O1A)로 전환해 영주권 혹은 시민권 취득 경로를 알아보고 있다.

DACA를 받기 전까지 그의 일상은 불안의 연속이었다. 석우씨는 미국에서 유학비자를 받아 생활을 이어갔지만, 눈 깜짝할 새에 미등록 이주아동(Undocumented Children)으로 전락했다. 일을 하기 위해 노동허가증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신분을 처음 자각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지만, 이민 오는 사람들 한 명도 미등록이 되고 싶어서 오지는 않는다. 다들 계획을 가지고 입국한다”며 “(신분이 없어지게 되니) 먹고사느라 안해본 일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현금으로 주는 곳이면 다 찾았다. 일하는 것도,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의 10배에 달하는 등록금을 요구했던 학교에 맞서, 석우씨는 대학을 상대로 소송했고 2008년 입학허가를 받았다. 그렇게 어렵게 입학한 대학을 졸업하며 다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덮쳐오던 차에, 마침 DACA가 만들어져 바로 신청하게 된 것이다. 그는 DACA 수혜자가 되고 나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가장 기본적으로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게 된 것부터 운전을 할 수 있게 되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일단 (DACA를 발급받으니) 마음의 안심이 가장 컸다”며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교를 나온 나에게는 미국이 내 나라인데 언제 쫓겨날 지 모르는 불안감에서 일단은 해방됐다는 점에서 가장 기뻤다”고 표현했다.

텍사스주가 미국을 상대로 DACA의 합법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2022년 7월 6일 첫 번째 구두변론을 앞두고 김석우(대한민국·가명·40대)씨가 이민자 단체 등과 함께 ‘추방 아닌 해방’이라고 쓰여진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2022.7.6 /김석우씨 제공
텍사스주가 미국을 상대로 DACA의 합법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2022년 7월 6일 첫 번째 구두변론을 앞두고 김석우(대한민국·가명·40대)씨가 이민자 단체 등과 함께 ‘추방 아닌 해방’이라고 쓰여진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2022.7.6 /김석우씨 제공

현재 그는 대학을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해봤던 경험을 토대로 DACA 유지를 위한 소송에서도 이민자 단체 활동가로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폐지하려고 해 급박한 상황 속에서, 석우씨는 “서류미비자에게 그냥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 나라에 거주하고 있고 노동하고 있고 세금 내고 있으니 거기에 걸맞은 신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이영지·목은수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