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인천서 ‘亞 건축사대회’
행정가·서울인들 모습만 ‘일렁’
지역 대표할 명단은 전무해
市공공건축가 선발 참여 ‘미미’
더 나은 건축미래 ‘불편한 진실’
9월과 10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축 축제가 벌어진다. 당장 8일부터 12일 사이 인천에서는 “A BETTER TOMORROW”를 주제로 제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ACA21)가 송도컨벤시아와 인천시 일원에서 열린다. 대한건축사협회와 인천시가 공동주최하는 행사다.
인천시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글로벌 문화도시라는 인천의 가치를 앞세우며 아시아의 건축 현황을 공유하고 한국의 건축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다. 동시에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건축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며 시민들에게 우수한 건축을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 행사 중반 202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 야마모토리켄 씨가 ‘공존의 건축, 공동체를 위한 건축의 응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기간 중 연계 프로그램으로 인천건축사회가 주최하는 제27회 인천건축문화제가 개최된다.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제17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이화여자대학교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주제는 ‘건축본색(建築本色)’. 영문 제목은 앞의 ACA21의 주제와 동일하게 씀으로써 더 나은 내일 위한 건축의 책임을 영상으로 조명하는 자리로 만들어진다. 개막작은 스리랑카의 건축가 제프리 바와(Geoffrey Bawa)의 주요 작품 5곳을 다룬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9월 14일 저녁부터 25일까지 네이버TV를 통해 전체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이는 지자체와 민간 전문가 단체가 마련한 굵직한 행사이고, 크고 작은 지자체와 건축단체 및 지역 건축계와 대학 및 민간이 중심이 되어 준비한 다수의 건축 축제가 가을을 물들이게 된다. 관심만 기울인다면 건축을 주제로 한 다양하고 풍성한 콘텐츠를 경험해 볼 수 있으리라.
그런데 말이다. 대형 건축 축제의 마당을 여는 인천건축의 현재형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ACA21에 정작 인천을 대표하는 건축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잔칫상을 차려놨지만 상석에 앉은 비건축인 행정가와 서울 중심 건축인들의 모습만 일렁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지표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부터 시상해온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 명단에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의 이름은 한 사람도 없다. 올해로 18회째인데 수상은 고사하고 후보자 명단에 낀 건축인들이 전무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인천시는 제4기 공공건축가를 모집하고 선발을 앞두고 있다. 인천과 인천 외 지역의 유능한 건축가들이 선발 대상이다. 이들은 공공건축물 설계 참여와 기획·설계 조정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의 임기가 2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6년 동안 자극받은 인천의 젊은 건축가들의 움직임이 출현하고도 남음이 있는 기간인데 아직 미동조차 확인할 수 없다. 인천건축의 질적 상승을 주도해야 할 지역 내 젊은 건축가의 움직임이 부재하다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선창하는 이 가을 건축 축제의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