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야산에 ‘선포·백운’ 2곳
회원만 수백명, 이행강제금도 내
인천시 ‘이전’ 대책 없어 골머리
인천시가 부평구 한 야산에 40여년 동안 자리잡은 무허가 배드민턴장 2곳을 옮기는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배드민턴장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은 혹여나 이전 대책 없이 시설이 사라질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 함봉산 일대에 있는 선포배드민턴장(산곡동 산43)은 1990년께 인천 부평구(당시 북구) 주민들이 회비를 모아 만든 체육시설이다.
체육시설이 부족했던 지역 주민들은 과거 대한제분 사유지였던 이곳을 자연스레 간이 운동장으로 사용했다. 당시 북구청이 대한제분 측에 벤치 등 편의 시설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동호회 회원들이 임의로 배드민턴장을 지어 사용했다.
선포배드민턴장과 비슷한 시기 인근에 지어진 백운배드민턴장(십정동 산2-2) 역시 무허가 건축물이다. 부평도서관 뒷산 임야에 마련된 시설로, 1980년대 후반 인근 주민들이 회비를 모아 조성했다.
강병석(66) 선포배드민턴클럽회장은 “현재 선포클럽은 등록된 회원이 250명이 넘는다. 이것도 몇 년 전 400명이 넘었던 것에 비해 많이 줄어든 인원”이라며 “배드민턴 코트가 필요한 일반 주민들과 인근 중고등학교에서도 찾아와 종종 배드민턴장을 사용한다”고 했다.
2010년대 초반 인천시는 선포배드민턴장과 백운배드민턴장 두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약 10여년간 배드민턴장을 사용하는 두 동호회 측에 철거 명령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왔다.
문영섭(64) 백운배드민턴클럽회장은 “현재 회비를 모아 연 700만원 정도의 이행강제금을 내고 있다. 매년 20만~30만원씩 강제금이 인상돼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수십 년간 정이 든 시설을 합법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인천시에 요청했으나, 현장에 방문하는 직원들은 ‘무조건 철거해야 한다’고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인천시는 무허가인 두 시설을 합친 신규 배드민턴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나, 좀처럼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함봉근린공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비교적 부지가 넓은 백운배드민턴장 자리에 두 시설을 합친 실내 현대식 배드민턴장을 짓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배드민턴장 진출입로 계획 부지가 사유지라서 이 계획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인천시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지난해 배드민턴장을 적법한 위치에 조성하기 위해 타당성 용역까지 마쳤다”면서도 “진출입로 결정에 어려움이 있고, 현재까지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유정(민·다선거구) 부평구의원은 “부평 내 공공 체육시설이 부족해 구민들이 서구 등 인근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상황”이라며 “무작정 철거 고지를 하기보다는 체육시설 확충이라는 실질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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