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송해면에 거주하는 문서영 양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강화군 송해면에 거주하는 문서영 양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지난 4일 대통령실이 진행한 어린이 초청 행사에 초대된 인천 강화군 문서영 양의 사연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풀어낸 형식의 기사입니다.

“대통령 할아버지께…북한에서 나는 소리를 멈춰 주세요. 저의 소원이니 꼭꼭 들어주세요.”

지난해 10월께입니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 사는 당시 초등학교 1학년 문서영 어린이가 이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에 담긴 서영이의 소원은 복잡하지 않았어요.

서영이가 사는 마을은 인천 강화군 송해면 입니다. 바다 건너 북한땅이 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아파트에 살던 서영이가 이사를 온 이곳은 원래 참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이었어요. 그런데 기이한 소리가 어느 날부터 마을에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귀신의 목소리나 짐승의 울음처럼 들리기도 하고, 쇠를 깎는 듯한 소음이 흘러나오기도 했어요.

이 마을에서도 서영이가 사는 집은 특히 소리가 더 크게 들렸어요. 집 주위는 소리를 막아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논밭인데, 야트막한 언덕 위에 지어져 있어요.

어린 서영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무섭고 힘든 일이었어요. 무서워 집 밖에 나갈 수도 없었고 편하게 잠드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파졌어요.

서영이는 주변 어른들께 도움을 청했어요. 하지만 엄마·아빠는 물론 마을 이장님, 면장님도 모두 해결하기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렇다면, 대통령 할아버지라면 해결해 줄지도 몰라!”

서영이는 대통령이 할아버지가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어요.

그렇게 서영이가 쓰게 된 편지입니다. 서영이는 편지를 부모님께 대통령께 전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엄마는 편지를 서영이네 집에 다녀가기도 했던, 경인일보 기자아저씨에 보냈고 신문에 실렸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서영이의 소원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강화군 송해면에 거주하는 문서영 양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강화군 송해면에 거주하는 문서영 양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서영이뿐 아니라 서영이 엄마도 많이 힘들었어요. 서영이 엄마는 서영이를 위해 국회라는 곳을 찾아가기도 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제 소원을 들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요. 소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을에서 소리를 줄여준다는 창문을 달아주었어요. 하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어요.

설상가상으로 이 아이의 소원을 들어줘야 할 대통령이 어느 날 갑자기 더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서영이이게 들려왔어요. 어른들은 ‘진짜 대통령’을 뽑기까지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린다고 했습니다.

이후 긴 이야기는 생략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시간은 흘러 올해 6월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습니다.

그러자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북쪽에서 들리던 시끄러운 소리가 멈춰버린 겁니다. 새 대통령이 먼저 대북방송을 멈추니 북한도 다음날 소음을 보내지 않기로 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큰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다시 소음을 듣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어른들은 이야기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2025.9.4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2025.9.4 /대통령실 제공

“와! 소리가 안 들려요!”

서영이는 기뻐서 팔짝팔짝 뛰었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서영이는 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대통령 할아버지께…대북·대남방송을 꺼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서영이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또 자신도 “할아버지처럼 나중에 멋진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적었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해 아이를 안아주고 있다. 2025.9.4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해 아이를 안아주고 있다. 2025.9.4 /대통령실 제공

이 편지도 경인일보에 소개됐어요. 그리고 대통령 할아버지가 만나고 싶어한다는 연락이 서영이에게 닿았습니다.

지난 4일 서영이 소원을 들어준 대통령 할아버지와 만남이 성사 됐습니다. 서영이 엄마·아빠도 함께 만났습니다. 서영이는 대통령께 역사책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서영이의 꿈이 대통령이라는 얘기에 대통령도 웃었습니다.

이날 서영이의 소감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가는 길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만났을 때는 떨려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요. 그래도 두 분이 재미있게 말씀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문서영)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9.4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9.4 /대통령실 제공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