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히딩크 감독 체력훈련 집중

박지성·송종국 등 선수 배출… 4강 신화도

 

K리그 수원 삼성, 국내외 우승컵 휩쓸었으나

모기업 바뀌면서 2부리그 강등 수모 겪어

최근 TV에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비인기종목이었던 럭비 종목을 주제로 마지막에는 ‘우리는 기적이 된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드라마 줄거리는 한 체육고등학교에서 럭비부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퇴부 위기에 몰렸다. 이 럭비부는 전국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할 정도로 선수들이 패배에 젖어 있었지만,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면서 아이들의 숨은 잠재력을 일깨워줬다. 결국 선수들은 넘어져도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마침내 전국대회 우승컵을 가져오면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그랬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택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초반 승리보다는 패배만 늘어 감독 교체설까지 나돌았다.

지난 2002년 6월 1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전에서 전반전에 미국에게 한골을 허용한 후의 히딩크 감독(좌), 작전지시를 하는 히딩크 감독(중), 후반에 안정환이 동점골을 넣은  후 환호하는 히딩크 감독. 2002.6.10 /연합뉴스
지난 2002년 6월 1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전에서 전반전에 미국에게 한골을 허용한 후의 히딩크 감독(좌), 작전지시를 하는 히딩크 감독(중), 후반에 안정환이 동점골을 넣은 후 환호하는 히딩크 감독. 2002.6.10 /연합뉴스
지난 2002년 6월 22일 광주경기장에서 스페인과 승부차기 끝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한 한국대표팀 히딩크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02.6.22 /연합뉴스
지난 2002년 6월 22일 광주경기장에서 스페인과 승부차기 끝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한 한국대표팀 히딩크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02.6.22 /연합뉴스

히딩크 감독은 부임 초기 선수들에게 공을 주지 않고 오로지 몸싸움만 시켰다. 선수들은 ‘우리가 씨름부냐, 럭비부냐’라는 등 비아냥 거렸지만, 히딩크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체력훈련에만 집중했다. 90분 내내 강한 체력을 보여준 한국은 김남일, 송종국, 이영표, 박지성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배출해냈다. 결국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뤘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본선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팀들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본선 첫 승은 물론 16강을 넘어 8강과 4강까지가는 신기록을 세웠다. ‘스포츠는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는 말이 생각이 날 정도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세계개인선수권대회를 마친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여자단식 4강전에서 ‘천적’으로 꼽히는 중국의 천위페이(4위)에게 0-2(15-21 17-21)로 패하며 동메달을 얻었다. 2025.9.2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세계개인선수권대회를 마친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여자단식 4강전에서 ‘천적’으로 꼽히는 중국의 천위페이(4위)에게 0-2(15-21 17-21)로 패하며 동메달을 얻었다. 2025.9.2 /연합뉴스

얼마 전 ‘배드민턴의 여제’ 안세영은 202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해 대회 2연패 꿈이 좌절된 원인으로 ‘내 자신을 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프로축구 K리그2에서 활동중인 수원 삼성도 K리그 명문 구단이었다. 1995년 2월 수원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고 그라운드에 나선 수원은 1996년 라피도컵 프로축구대회 후기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1998·1999 K리그 우승, 2001년 아시안클럽컵·제7회 아시안슈퍼컵 우승 등 국내외 우승컵을 휩쓸며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 했다. 그러나 모기업이 바뀌면서 2부리그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수원은 다시 내년 1부리그 승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년 꼴찌 한화, 올해 2위 가을야구 진출 눈앞

작년 우승팀 KIA 현재 8위… 아쉬운 성적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스포츠의 세계’

페어플레이 정신… 마땅히 박수 갈채 받아야

지난달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7회 수비 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폰세를 바라보고 있다. 2025.8.12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7회 수비 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폰세를 바라보고 있다. 2025.8.12 /연합뉴스

프로야구에선 만년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지난해 우승팀 KIA 타이거즈를 꼽을 수 있다.

한화는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한 뒤 2018년 11년 만에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고, 최근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달라졌고, KBO리그 2위를 달리고 있어 올해 가을야구 진출을 눈앞에 뒀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KIA는 올해 가을야구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현재 8위를 달리고 있는 등 지난해 우승팀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스포츠는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되는 경우가 많다. 1위 선수는 늘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2위는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엄청난 훈련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스포츠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승패를 떠나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마땅히 박수 갈채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오늘 패배자가 내일의 승리자가 될 수 있어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용기일 것이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