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4→4~5급 복수직급안 부결

조직사기 저하 인사혼란 이유 제동

여주시보건소 전경. 여주시는 6개월째 공석인 보건소장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직급 하향 조정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4일 열린 여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부결돼 보건소장 직급이 4급으로 유지됐다. /여주시 제공
여주시보건소 전경. 여주시는 6개월째 공석인 보건소장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직급 하향 조정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4일 열린 여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부결돼 보건소장 직급이 4급으로 유지됐다. /여주시 제공

여주시가 6개월째 공석인 보건소장 자리를 채우기 위해 추진한 ‘직급 하향 조정안’이 여주시의회에서 공방 끝에 무산됐다. 시보건소장 지원자가 없는 상황에서 내부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였지만 인사 혼란 등의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최근 열린 시의회 제77회 임시회에서 보건소장 직급을 4급에서 4~5급 복수직급으로 낮추는 ‘여주시 행정기구와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4시간 논의 끝에 부결됐다.

시는 임시회에서 “4급 의사 공모를 두 차례 진행했으나 지원자가 전무했다”고 설명했다. 시보건소장 연봉은 8천만원 수준이지만 민간 병·의원은 3억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고 읍·면 개원의조차 1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인력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도에서 추천한 사람의 경우 시가 원하는 조건·요건과 달라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의 구조적 한계를 토로했다.

보건소장 인력난은 여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원시는 이미 4개 보건소 중 3개를 복수직급으로 운영하고 있고, 청주시도 절반을 5급으로 전환했다. 원주시는 지원 자격을 한의사·치과의사까지 넓혔으나 결국 내부 승진으로 충원했다. 지역보건법 개정으로 보건소장 자격요건이 확대됐지만 민간과 공공간 4배에 달하는 급여 차이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직급 하향 조정안을 놓고 시회의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경규명 의원은 “직급체계를 흔들면 조직 서열이 뒤집히는 위험이 있다”고 반대했고, 박시선 의원도 “동일 직급에서 경쟁해 한 명만 소장이 되면 내부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반면 집행부는 “5급 전환만이 내부 인재 육성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조직 사기 저하와 인사 혼란을 이유로 보건소장 직급은 4급으로 유지된 채 수정동의안이 통과됐다.

이로인해 연말까지 신임 소장을 선임하지 못하면 여주 공공의료 행정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직무대리 체제는 법적으로 1년을 넘길 수 없다. 시는 4급 재공모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지원자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직급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공의료인력 처우 개선, 의대 정원 확대, 공중보건의 제도 개선 등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