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간 준비 광복 80周 맞아 최근 첫선

대사 없이 표정·몸짓으로 생동감 전해

단순동작 넘어 독립운동가 신념 시각화

12월 4일 수원SK아트리움서 무대 계획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수원시티발레단 제공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수원시티발레단 제공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러야했던 수원의 기생 김향화. 김향화는 서대문형무소 8번방에서 유관순과 함께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성인 1명이 앉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는 8번방. 그 방에 갇혀있던 7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서로에게 의지한 채 독립을 향한 결연한 의지를 다진다.

수원시티발레단은 지난달 29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그날-서대문형무소 8번방의 메아리’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수원시티발레단이 2년여간 준비한 이 작품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최근 첫선을 보였다. 오는 12월4일에는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수원시티발레단 제공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수원시티발레단 제공

무대에서는 대사 하나 없이 무용수들의 표정과 몸짓만으로 기생들의 향연과 독립 운동, 서대문형무소 투옥에 이르는 여정이 생동감있게 살아난다.

그중에서도 기생들이 수원 봉수당 앞에 나서 대한독립을 외치는 모습은 흐름상 주요한 장면 중 하나다.

일본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마구잡이로 폭력을 일삼고 총구를 겨누지만 기생들은 독립을 위해 굳건히 태극기를 든다.

기생들의 모습을 표현한 무용수의 움직임은 단순히 동작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독립운동가들의 신념을 시각화한다.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일본 경찰과 대치하던 기생들이 흰천 아래에 깔려 발버둥치면서 장면은 전환된다. 기생들은 일본 경찰에 체포돼 서대문형무소 8번방에서 지내게 된다. 투쟁의 순간을 표현하며 고막을 때리던 선율도 일순간 무거운 곡으로 바뀌고 어두운 무대 배경 앞 붉은 쇠창살이 자리하게 된다.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극의 각 장면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보인 김향화와 유관순의 우아한 변주와 일본 경찰에 맞선 기생들의 비장한 군무, 형형색색 치맛자락을 흩날리는 기생들의 향연까지.

옥중 김향화가 관객들을 향해 태극기를 높게 들어보일 때는 서대문형무소 8번방에서 독립운동가들이 불렀다고 전해지는 곡 ‘대한이 살아있다’가 무대를 가득 메워 가슴 찡한 장면이 연출된다.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이런 전체적인 전개와 상징성을 알고 즐긴다면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다.

김문신 수원시티발레단 단장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독립운동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수원시티발레단 ‘그날’ 리허설 현장과 공연 모습. 2025.8.2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