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고 경악 그 자체다. 미국 당국이 공개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의 근로자 체포와 연행 영상을 보면서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과 사진에서 보이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근로자들은 영락없이 전쟁 포로의 모습이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전쟁 포로가 허리를 쇠사슬로 묶인 채 손목에 수갑을 차고 족쇄까지 찬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팔과 다리가 묶인 현장 근로자들은 제대로 걷지를 못한 채 좁은 보폭으로 뒤뚱거리며 버스에 올랐다.
300명에 달하는 한국인들이 돌연 미국의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에 갇혔다. 몇 해 전 미국 정부의 감사에서 열악한 위생 환경을 지적받은 곳이다. ICE는 구금된 475명 중 상당수가 ‘방문 비자(visitors visa)’를 부정하게 사용하고 있었다고 체포 이유를 밝혔다.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비즈니스 목적의 회의 및 계약 목적의 방문 때 받는 ‘B1’ 비자와 단기체류 목적 무비자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를 받고 노동 행위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돼있는 비자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300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을 저렇듯 중범죄자 다루듯이 하는 건 지나친 처사다. 불과 며칠 전 양국 정상들이 만나 웃으며 호혜적 경제 관계를 약속했던 사이다. 상대방 국민에게 경의를 표현하고 친목과 결속을 다짐했던 일이 무색하게 됐다. “관련 당국이 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복잡하고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오죽했으면 미국인이나 미국 언론조차도 ‘이건 예의가 아니다’고 할까. 현장에 대한 정보 수집이 충분히 이뤄진 뒤에 취해진 조치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에 사전에 알리고 현지의 불법적 상황을 해소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업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식 비자 발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ESTA’와 같은 임시방편을 통해 출장을 보내왔던 관행이 이번 사태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부의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우리가 먼저 원인을 제공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부 간 석방 교섭이 마무리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두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는 후속 조치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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