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미국 이민사회
이민세관단속국에 잡혀간 이 찾아나서
트럼프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에 ‘분노’
60년만에 주지사 요청없이 주방위군 동원
‘잃어버린 가족을 찾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 거리엔 ‘Missing Son(잃어버린 아들을 찾습니다)’부터 ‘Missing Grandmother(잃어버린 할머니를 찾습니다)’까지 잃어버린 가족을 애타게 찾는 전단지들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이들은 단순 실종자들이 아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잡혀간 가족을 찾는 전단지다.
전단지에는 단속 대상이 된 이민자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이 미국에 오게 된 경로, 미국에서의 직업 등이 적혀 있었다. ‘베트남 전쟁을 피해 10대 시절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해 33년 동안 거주’, ‘범죄 경력 없음’ 등은 이들 구금의 억울함을 주장한다.
지난 7월 8일 취재진이 찾은 LA 도심은 대규모 시위 현장이었음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거리 곳곳이 ‘ICE out of LA’, ‘Fxxk Trump’, ‘The Trump Fascist Regime must go out’ 등 경고 메시지로 가득했다. 건물 외벽, 가로등, 신호등 가릴 것 없이 무엇이라도 붙일 수 있는 곳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ICE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포스터로 뒤덮여 있었고, 길바닥에 나뒹구는 포스터도 더러 발에 밟혔다.
미등록 이주아동… 단속대상으로 보는 한국, 경제주체로 보는 미국
최석호 美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이민자 없으면 경제마비”
그 중에서도 LA 다운타운 근처에 있는 일본계 미국인 국립 박물관은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던 거점 중 하나였다. 박물관은 LA시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이민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공간으로 활용되곤 한다. 박물관에서도 시위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빨간색, 검은색, 파란색 형형색색의 페인트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문구들이 건물 외벽 등에 휘갈겨진 채로 그대로 남아있었다.
수천명의 일본계 미국인 희생자들이 2차 세계대전에서 수용소로 감금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된 이 박물관은, 대규모 ‘반(反)이민단속 시위’의 역사까지 품게 됐다.
이들의 분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에 향해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이민자 단속 강화 기조하에, 지난 6월 ICE가 LA 다운타운 내 의류 도매시장 등을 급습해 단속을 본격화하자 이에 저항하는 이민자들의 시위 행렬이 시작됐다. 시위는 점점 격화됐고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천명과 해병대 700명 등 군까지 동원해 진압을 시도했다. 대통령이 주지사 요청 없이 주 방위군을 동원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1965년 이후 처음이었다.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이영지·목은수기자 bbangzi@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