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은 지난 6월 22일 이후 78일 만이다. 정 대표와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취임 후 처음으로 악수를 나눴다. 상대 정당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를 피력했던 두 대표가 대통령의 중재로 대화를 재개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정치 복원의 계기가 될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야당은 하나의 정치집단이지만 국민의 상당한 일부를 대표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의견을 듣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국민 통합을 위한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야당을 주요한 국가기관이자 파트너로 인정하고, 여야가 공통 공약을 과감하게 같이 시행해 볼 것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여당에겐 양보를, 야당에겐 협조를 주문했다. 내란 세력과는 악수할 수 없다던 정 대표는 내란과 외환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더 센 특검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하면서도 여야정 소통 창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정국 안정 의지에 여야 대표가 최소한의 대화 창구를 개방한 결과가 됐다.
오찬 후에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따로 만났다. 대통령 취임 97일 만이다. 전임 윤석열 대통령에 비하면 매우 빠른 편이다.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은 지난해 4월 대통령 취임 23개월 만에 단 한차례 뿐이었다. 이번 만남은 단독 회동을 희망한 장 대표의 요청을 이 대통령이 수용하며 이뤄졌다. 협치를 강조해온 이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30분간 이어진 단독 회동의 주제는 정치 복원이었다.
불법 계엄과 탄핵, 특검 정국을 거치면서 여야는 사사건건 충돌했고 정치를 고사시켰다. 그 사이 안으로는 경기 악화로 인한 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밖으로는 트럼프 발 관세 압박과 신냉전 외교지형으로 인해 긴박한 국제정세가 펼쳐졌다. 정치적 내전 상태로는 대응할 수 없는 국가적 난제가 산적한 것이다. 국난 대응을 위한 정치적 안정을 호소한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가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합의로 화답한 것은 3자회동의 커다란 성과다. 여야정이 정치 복원을 향한 첫걸음을 뗀 만큼, 잦은 회동으로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심화시켜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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