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중·구리여중 학생수 급감에 존립 위기
소규모 학교, 미래형 교육모델 전환 기회로
토론·탐구 수업에 지역연계·지원 강화해야
비전공유·정책수립, 시민·학부모 함께할 때
학령인구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자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중요한 과제다. 구리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구리시의 대표적인 중학교인 구리중과 구리여중은 학생 수 급감으로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학교라고 해서 반드시 위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은 학생 수는 맞춤형 교육과 개별 성장 지원, 학생 간 깊이 있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공동체적 학습 분위기를 강화할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대규모 학교에서는 얻기 어려운 교육적 장점이며 소규모학교를 미래형 교육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기회이다.
구리시는 시민과 함께 구리중과 구리여중을 ‘소규모 적정학교’로 살려내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먼저, 교육과정의 혁신이 필요하다. 단순한 지식 전달에 머무르지 않고 토론과 탐구 중심 수업,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확대해야 한다. 여기에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과 AI·디지털 융합 교육과정을 접목한다면, 학생들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소규모학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집중적·개별화된 교육 환경은 이러한 혁신을 현실화할 최적의 조건이다.
둘째,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학교는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결될 때 그 가치를 발휘한다. 구리시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문화예술기관, 대학 등과 협력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과 학습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와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교육 파트너십을 통해 학교는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재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이러한 방식은 학생들에게 현실적 문제 해결 경험을 제공하며 동시에 시민들이 학교 운영에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
셋째, 행정적·재정적 지원 강화는 필수적이다. 교사 수급 안정, 학습 환경 개선, 방과후 및 돌봄 프로그램 확대는 학부모와 학생이 안심하고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다. 구리시는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소규모학교 전용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해 ‘구리형 교육혁신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 교사 전문성 강화, 맞춤형 교육 자료 제공, 첨단 교육 기자재 지원 등을 통해 소규모학교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른들이 어떤 미래를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가’라는 성찰이다. 교육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되고 수정되는 과정이다. 지금 아이들에게 다양성과 민주적 토론문화를 체득할 기회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미래세대는 어른 사회의 단순한 복제판으로 머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학교 간 교류 프로그램, 학교 밖 활동 확대 등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또래 사회를 만들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다음세대다운 문화를 형성하고 지역과 시대를 이끌어갈 자율적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과 학부모의 공감과 참여다. 소규모 학교를 살리는 일은 단순히 학생 수 문제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미래와 직결된다. ‘작지만 강한 학교’, ‘아이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학교’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정책 수립과 운영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보장할 때 정책은 실질적 힘을 갖는다. 시민과 학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학교 운영과 교육혁신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교육 정책의 핵심이다.
구리중과 구리여중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 이는 곧 구리시 전체 교육의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소규모학교가 중심이 되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 모델을 완성한다면 구리는 교육 때문에 선택받는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시민과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
/안승남 前 구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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