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향후 과제 -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한시 운영되던 체류자격 제도 ‘상시화’ 제언

법적 근거 없어 브로커 의존해 사기사례 많아

통보의무 면제 등 지자체 역할 확대 법 개정도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미등록 이주아동의 체류권 보장을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5.9.5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미등록 이주아동의 체류권 보장을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5.9.5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한국 미등록 이주아동 정책의 ‘대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다문화, 다인종사회로 바뀌고 있는 한국사회는 시혜가 아니라 권리로, 규정이 아니라 법으로 미등록 이주아동의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역시 ‘제도 상시화를 위한 법제화’를 우선 순위로 꼽았다.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은 새로운 제도인 ‘거주비자’ 도입을 제안했다. 이민법 전문가 최영수 미국변호사는 한국이 더 이상 이민정책을 외면해선 안되며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인천 서구을) 의원은 지난 3일 출입국관리법·외국인처우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존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미등록 이주아동 체류자격 부여 제도를 법률로 보장해 ‘상시화’하자는 게 법안의 골자다.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이주민 지원단체와 국회의원실을 연결하고, 구체적인 법 조항을 정비하며 법안 마련에 힘썼다. 지난 5일 서울시 종로구 공평동의 동천 사무실에서 만난 권 변호사는 해당 개정안에 대해 “아이들에게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 근거가 없으니 이주민들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신뢰하지 못하고, 행정사나 브로커(중개인)에게 의존하다가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제도가 없을 때는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기력함과 자괴감이 컸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제도가 지속되려면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출입국관리법에 법무부의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체류자격 부여 제도’의 법률상 근거를 마련하고 일몰 규정 없이 상시 운영하도록 하는 조항(제23조의2)을 신설하는 것이다. 그동안 법무부는 ‘3년 한시적 시행’을 단서로 제도를 시행·연장해 왔다.

아울러 제도 시행 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 사항들도 담겼다. 대표적으로 최대 900만원에 달하는 범칙금을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했고, 미등록 이주아동 부모에 대한 출국 유예 시기를 아동이 24세가 된 시점으로 연장했다. 이에 대해 권 변호사는 “성인이 돼도 곧바로 경제적 독립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 기준인 24세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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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외국인처우법 개정안에는 통보의무 면제 등을 통해 지자체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권 변호사는 “체류자격 부여뿐 아니라,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 보장을 위해서는 기본권에 관한 규정도 담겨야 한다고 의원실에서 먼저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여러 국가는 장기 체류한 미등록 아동에게 체류자격이나 국적을 부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대부분의 삶을 자국에서 살아온 16세 이상 미등록 아동에게 국적 신청 자격을 부여한다. 프랑스와 캐나다도 정착정도와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체류자격이나 국적을 인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장기체류 이주아동을 위한 정책에서 중요한 건 ‘아동 최상의 이익’이다”라며 “아동 인권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결국 미등록 이주아동은 한국에 ‘장기체류’하는 사회의 일원”이라며 “법제화를 시작으로 이들에게 적합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목은수·이영지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