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전확보·피해복구 사업
“누수에 신청, 두달뒤 지급 답변”
“급할때 도움 안돼, 보수 떠맡아”
道 “한정 예산·인력… 검토 필요”
“전세 사기 당한 것도 억울한데 집 수리 비용까지 부담할 생각에 막막합니다.”
9일 오전 11시 수원시 세류동 빌라에서 만난 입주민 김모(35)씨가 필로티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곳은 집 주인이 잠적해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이른바 ‘전세사기’ 피해 빌라다.
입주민 16가구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빌라에 남아 있다. 2주 전 빌라에 누수 사고가 발생했지만, 집 주인이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수리를 요구할 방법도 없다. 김씨는 “경기도에 피해 복구 지원을 신청했지만, 두달 뒤에야 지원금이 나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원금을 받기 전까지 입주민들은 누수로 인한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집 공사를 해줄 집주인이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경기도에서 복구 지원 사업을 마련했지만, 지지부진한 지원 속도에 세입자들은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도는 임대인 부재로 관리 공백이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안전 확보와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긴급 관리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 방수 등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수리 비용을 지원한다. 문제는 긴급 관리 지원이라는 이름과 달리 세입자 입장에서 지원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도는 다음달 10일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칠 계획이다. 전세사기 피해 빌라 세입자 이모(30)씨는 “당장 냉장고도 화장실도 쓸 수가 없는데, 이런 식으로 한 달을 기다리라는 말이냐”며 “긴급 지원이라더니 정작 급한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결국 전세사기 빌라 세입자들은 사비를 들여 시설을 복구하고 있다. 이씨는 “누수 공사 비용만 150만원이 들었고, 전기 공사 비용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2억원 정도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는데 시설 보수까지 떠맡으려니 답답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31개 시군의 피해 사례를 접수한 뒤 전문가 심사를 거쳐 피해 등급을 매긴다”고 설명하며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지원이 이뤄지다보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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