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후 구금 A씨, 통증 호소 불구
“진통제 지급후 기다리라” 말만
수술 진단 받았지만 치료는 아직
인권위 개선 권고에도 변화 없어
부상을 당한 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이주노동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호소 진료에서는 단순 통증으로 치부돼 진통제 처방만 이뤄졌고 외부 진료는 석 달이 지나서야 허용됐다. ‘보호’를 명분으로 운영되는 시설에서 기본적인 건강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시민모임 ‘마중’에 따르면 가나 국적 이주노동자 A씨는 지난 5월 양주출입국관리소 단속 과정에서 오른발과 발목을 다쳤다. 비자 기간 만료로 불법 체류 신분이 된 그는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지만, 보호소 진료에서는 통증 호소에도 “진통제를 먹고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A씨가 외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건 구금된 지 석 달이 지난 8월이 돼서였다. 보호소와 연계된 한 의원에서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A씨는 여전히 보호소에 구금돼 있다. 다친 발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회복은커녕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A씨와 면회를 진행한 ‘마중’의 이주연 활동가(간호사)는 “오른발을 질질 끌면서 걸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이대로 방치하면 영구 장애를 얻을 우려가 있다”며 “A씨가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외국인보호소 내 의료 접근권 침해는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른바 ‘토끼몰이’식으로 벌이는 단속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보호소 안에서는 전문 진료나 치료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성외국인보호소의 경우 의사 1명이 수백 명의 수용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2년 보호 외국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내·외부 진료 연계를 강화하고 의료 인력을 보강할 것을 권고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주인권단체는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상태가 악화된 사례라며 보호소가 외국인의 기본적인 건강권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익법단체 ‘두루’의 이상현 변호사는 “구금된 외국인이 밖에 나가면 호송, 도주 우려 등 신경 쓸 것이 많다는 이유로 보호소에서 외부 진료를 허락하는 것을 꺼린다”며 “출입국관리법에 외국인보호규칙이 있지만 원론적인 내용이라 사실상 구금 외국인의 건강권은 보호소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화성외국인보호소 관계자는 “법무부 출입국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마주영·김학석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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