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제정한 ‘인천시 출자·출연기관장의 임기에 관한 조례안’(이하 ‘임기조례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조례안은 인천시장과 인천시 출자·출연기관인 인천신용보증재단·인천문화재단·인천여성가족재단·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의 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시민사회에서는 해당 조례가 인천문화재단의 독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조례시행일 전 임명된 출자·출연기관장은 조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부칙조항에 대해 ‘알박기’를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정무직이 아닌 기관장이 시장과 임기를 같이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 자체로 논란거리이다. 대구, 부산을 비롯한 전국 8개 지자체에서도 인천시의 ‘임기조례안’과 유사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그런데 각 기관의 임기 보장은 선출직 단체장의 임기와 무관하게 소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며, 행정의 일관성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다. 산하 기관의 조직과 사업은 선거 결과에 연동된다. 전임자 업적 지우기 같은 사업 단절로 인한 혼란과 낭비도 우려된다.
‘임기조례안’이 결과적으로 문화행정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훼손할 수 있다.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잇따른 중도 사퇴로 인천시 문화행정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 조례가 시행될 경우 인천문화재단은 독립성을 상실하고 인천시가 행정기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부칙조항은 즉각 ‘알박기’ 논란에 휩싸였다. 조례 시행일 이전에 임명된 기관장은 기존 임기를 유지하도록 명시해 놓았는데 조례시행일을 내년 지방선거 이후인 민선9기인 2026년 7월 1일에 맞춰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당선되더라도 유정복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의 임기는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임기조례안’은 수정돼야 한다. 인천시 출자·출연기관을 설립한 목적은 전문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인천문화재단은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시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것 자체가 문화재단의 고유 역할과 위상을 흔드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또 차기 인천시장의 정당 소속을 논외로 하더라도 ‘임기조례안’은 인사권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임기 일치’라는 조례 취지와 어긋난다는 점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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