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발의를 요구한 첫 ‘주민 조례’ 제정을 추진 중입니다. 바로 ‘남동구아이돌봄지원조례’인데요. ‘아이돌봄 서비스’의 개인 부담금을 첫째 아이는 70%, 둘째 아이부터 100%를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가정에 방문해 육아와 교육을 돕는 제도입니다.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정부 지원금이 달라져 이용료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조례를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목소리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먼저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모여 ‘남동구 무상아이돌봄 추진본부’(이하 추진본부)를 세웠습니다. 이후 양육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조례를 직접 만들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8세 이상 선거권이 있는 주민에겐 ‘주민조례청구권’이 있습니다. 이는 조례 제정과 개정·폐지 청구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면서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남동구는 지난해 2월부터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주민조례 발안 절차는 이렇습니다. 청구인이 조례안을 청구한 뒤 주민의 연대 서명을 일정 기준 이상 받아야 합니다. 남동구의 경우 18세 이상 주민 100분의 1 이상 주민 서명을 받아 의회에 명부를 제출해야 하는데요. 이후 의회에서 입법 검토를 마치고 수리하면, 의장 명의로 조례가 발의됩니다. 수리 후 1년 이내에 조례를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추진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두 달여간 서명 운동을 벌여 주민 5천여명의 동의를 받았고, 그해 12월 서명부를 남동구의회에 제출했습니다. (2024년12월12일자 7면 보도)
올해 3월 입법 검토 후 조례가 발의됐지만, 아직 상임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례 제정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로 사업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남동구는 해당 사업이 시행될 경우 1년에 20억원 안팎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남동구 아동복지과 관계자는 “기초지자체가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군·구와 해당 사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와 함께 비용을 매칭하는 방법 등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남동구를 만들기 위해 신속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지난 11일 추진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 조례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남동구에서 쌍둥이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한 주민(44)은 이날 “아이돌봄서비스가 필요한데 비용이 부담돼 이용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양육 부담을 덜 수 있는 조례가 얼른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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