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천공연예술축제 캐릭터로 제작
13일 pre-이벤트에 등장해 인기 폭발
‘기억’을 수집해 도시를 지키는 존재
어른 키 보다 훨씬 큰 커다란 강아지 캐릭터 ‘로그(Log)’가 등장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린다. 공원 구석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던 로그가 약속했던 퍼포먼스 시간이 되자 분수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눈이 동그래진 아이들은 자기 키보다 두세배는 큰 로그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간다.
“와서 자유롭게 만져도 돼요. 로그는 꽃을 좋아해요. 꽃다발을 코에 대고 걸어가면 꽃을 따라옵니다.”
스탭들의 안내에 따라 꽃다발을 받아들은 아이가 로그 코에 꽃다발을 갖다대자 코에서 비누방울이 뿜어져 나온다. 살짝 무서워하던 아이가 “꺄~” 하며 웃는다. 로그의 접시만한 큰 눈이 동글동글 돌아가고, 보들보들한 분홍색 혀도 스륵스륵 움직인다. 로그의 뒤에 자리한 조종석에는 네 명의 스탭들이 현장의 분위기에 맞춰 로그의 머리와 다리, 눈과 혀와 귀 등을 움직이게 한다. 로그가 커다란 머리와 다리를 천천히 움직이며 분수대 주변을 도는 동안 아이들이며 어른들이며 다가와 사진도 찍고 만져도 본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개’의 모습을 한 로그는 인기 만점의 ‘친구’가 됐다.
이날 로그는 2025과천공연예술축제 pre-이벤트로 진행된 퍼포먼스 행사로 시민들을 만났다. 1주일 전 지식정보타운에서 진행된 pre-이벤트에 첫 등장했지만, 아쉽게도 이날은 비가 와서 많은 사람들이 로그를 만나지 못했다. 이날은 전날밤 세차게 퍼붓던 비가 때맞춰 그쳐 주었고, 토요일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과 중앙공원을 찾은 덕분에 로그가 인기 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이날이 지나면 로그는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2025과천공연예술축제’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흘간 10만명이 넘게 찾아오는 인기 축제인 만큼 로그의 인기가 더 치솟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그는 과천공연예술축제 세계관 속 가상 도시 ‘지팝시티(GPAF City)’의 핵심 캐릭터입니다. 과천공연예술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지팝시티’ 세계관을 접목했는데, 기억과 상상이 어우러진 독특한 멀티버스 도시를 의미합니다. 그 속에서 로그는 시민들의 기억을 수집해 도시를 지키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로그의 등에 실린 커다란 투명 구슬 안에 들어있는 종이들이 바로 과천시민들의 기억 조각들입니다.”
과천문화재단 관계자의 설명처럼 로그의 등에 실려있는 커다란 투명구슬 안에는 반짝이는 종이조각들이 잔뜩 들어있다. 그동안 모은 시민들의 다양한 기억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억들이 로그의 투명구슬 안에 모이게 되면, 과천공연예술축제의 ‘지팝시티’는 기억과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세계관을 더 크고 더 선명하게 다져가게 된다. 축제장에서 로그를 만난 관람객들은 상상속 존재가 눈앞에 등장한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아간다. 이번 축제에서 로그가 맡은 역할이 바로 그렇게 모두의 기억을 만들고 쌓아가는 것이다.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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